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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준우승 아픔 털어낼 준비하는 송영한

06.09 16:21

해맑게 웃는 송영한. 송영한은 3년 전 이 대회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했다. [KPGA]

정교한 플레이를 펼친 송영한이 장타자 마르틴 김(아르헨티나)을 꺾고 32강에 안착했다.

송영한은 9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전에서 마르틴 김과 맞대결을 펼쳤다. 정교한 쇼트게임을 앞세워 장타왕 마르틴 김을 꺾었다.

이번 시즌 송영한은 아시안투어 싱가포르 오픈에서 당시 랭킹 1위 조던 스피스를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이후 뛰어난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퍼트가 흔들려 스코어 유지가 잘 안됐다고 한다.

송영한은 3년 전 이 대회에서 김도훈에게 밀려 준우승했다. 당시 송영한은 16번 홀 올 스퀘어를 만들어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연장 첫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우승컵을 양보해야 했다. 김도훈은 송영한보다 더 멀리치는 장타자였다.

이번 대회 64강전에서 송영한은 지난해 장타왕에 오른 마르틴 김을 만났다. 마르틴 김은 이번 대회 예선을 10언더파로 통과하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어 장타를 치는 선수가 유리하다. 송영한은 “마르틴 김의 예선 성적이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장타자가 유리한 코스라서 더 그랬다. 앞 핀이 많이 꽂혔다면 불리한 경기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마르틴 김이 1번 홀부터 버디를 잡으며 앞섰다. 2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6번 홀(파3)에서 장타를 앞세워 다시 버디를 낚았다. 송영한은 정교한 쇼트 게임으로 응수했다. 7~9번 홀을 내리 따내며 스코어를 뒤집었다. 송영한은 9번 홀 버디를 잡고 "이 기세로 몰아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후반 차이가 더 벌어져 15번 홀에서 5&3(3홀 남기고 5홀 차)로 송영한이 이겼다. 보통 드라이버를 잡는 15번 홀(파4)에서 마르틴 김은 3번 우드를 잡고 티샷했으나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 경기가 마무리됐다.

경기를 마친 송영한은 "마르틴 김의 장타가 압박감을 줬다. 그런데 그는 드라이버를 많이 잡지 않았고 긴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도 세컨드 샷 거리가 많이 남지 않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험도 조금 더 많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하면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파5 홀은 불리했다. 하지만 13번 홀(파5) 마르틴 김의 실수로 3업이 됐고, 14번 홀 113m 거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1m 버디를 잡은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 마르틴 김은 좋은 선수인데 오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 송영한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목표는 우승이다. 실수해서 내주는 홀이 없어야 한다. 또 기회가 왔을 때 흐름을 잡고 이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있을 땐 핀을 공략하고, 그렇지 않을 땐 안전하게 가겠다. 아이언 샷이 관건이고 체력도 중요하다”고 했다.

디펜딩챔피언 이형준은 김학형을 4&3으로 누르고 32강에 올랐다. 이날 유일한 홀인원을 기록한 주흥철도 박정준과의 연장전을 거쳐 승리했다. 김태훈, 문경준도 32강에 안착했다.

2012년 이 대회 우승자 김대현은 지난해 16강 탈락에 이어 올해는 64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시즌 2승을 거두고 있는 최진호는 마지막 홀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이상엽에게 패배했다. 이수민도 마지막 파 퍼트를 놓쳐 탈락했다.

한편 이번 대회 15번 홀(파4)에선 갤러리들이 맥주를 마시며 응원전을 펼치는 이색 풍경도 연출됐다. 일반적인 대회장과 달리 선수들이 티샷할 때 자유롭게 소음을 내고 응원할 수 있다. 송영한은 이 홀에 대해 “응원 받는 것이 즐겁고 힘도 났다. 새로운 문화라서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JTBC골프에서 대회 32강전을 10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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