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유러피언투어 가겠다"
05.13 17:54

"생각은 쭉 해왔는데 더 가고 싶어졌어요."
장타자 김태훈(31)이 유러피언투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훈은 3주 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볼보 차이나오픈에 출전했다. 2라운드에 생애 첫 홀인원을 하는 등 8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5위(9언더파)까지 올랐다. 3,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28위를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김태훈은 "국내에만 있을 때는 몰랐지만 세상에는 정말 잘 치는 골퍼들이 많고 배울 것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유러피언투어에는 잘 치는 선수도 많지만 중간 정도의 선수층이 정말 두터웠다. 보기 하나만 해도 순위가 엄청나게 미끄러졌다. 투어 환경을 보고 이런 곳에서 골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러피언투어의 코스는 길고 페어웨이는 넓다. 대신 러프가 길어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2013년 KPGA투어 장타왕(301야드)에 올랐던 장타자 김태훈에게는 좁고 아웃오브바운스(OB) 구역이 많은 국내 코스보다 훨씬 더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김태훈은 "러프가 어렵지만 장타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코스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코스"라고 했다.
김태훈이 일본이나 아시안투어가 아닌 유러피언투어를 겨냥하는 이유는 코스 환경도 있지만 큰 무대를 향한 도전 욕구때문이다. 김태훈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몇 번 시드전을 봤지만 떨어졌다.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다"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이 없어졌기 때문에 유럽을 통해야 한다. 설령 미국에 가지 못하더라도 미국 못지 않게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해 시즌 마지막 대회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태훈은 시즌이 바뀌었지만 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공동 6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공동 27위를 했다.
13일 열린 시즌 세 번째 대회 매일유업 오픈에서는 2라운드까지 8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1라운드에 6언더파를 쳤고, 2라운드에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10언더파 공동 선두 김진성과 강경남에 2타 차다. 김태훈은 "빨리 우승을 하는 게 목표다. 상반기에 우승을 해 여유있게 시드를 받아놓고, 하반기에 유러피언투어 Q스쿨을 마음 편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했다.
이수민(선전 인터내셔널)과 왕정훈(핫산 2세 트로피)의 우승에도 자극이 된다. 김태훈은 "솔직히 후배들이 부럽다. 그러나 나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씩 준비하다 보면 나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성=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