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홀인원 김태훈 "샷감 좋아 우승 욕심 나요"
04.29 16:46

‘테리우스’ 김태훈이 1부 투어에서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김태훈은 29일 중국 베이징 톱윈 골프 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볼보 차이나 오픈 2라운드 13번 홀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180야드 파3 홀에서 7번 아이언을 잡고 힘껏 휘두른 샷이 그린을 맞고 바운드된 뒤 오른쪽으로 휘면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태훈은 JTBC골프와 인터뷰에서 “티박스에서 언덕 넘어 홀이 있어 들어간 줄 몰랐다. 갤러리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알았다. 1부 투어에서 홀인원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김태훈은 홀인원과 함께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를 몰아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가 된 김태훈은 오후 4시40분 현재 11언더파 선두 펠리페 아길라(칠레)에 2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김태훈은 “샷감이 좋아서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2라운드 좋은 성적으로 흔들리면 안 될 것 같다”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태훈은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도 우승 경쟁을 했다. 2라운드까지 10언더파로 선두에 2타 뒤진 선두권이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치며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4라운드에서 다시 4타를 줄여 공동 6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3라운드 때 긴장을 조금 한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후반부터 샷감이 좋아 우승 경쟁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예전보다 빨리 연습 라운드를 했다. 그래서 샷감이 일찍 올라왔다”며 “어프로치 샷만 잘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태훈은 페어웨이 2번, 그린을 4번만 놓치는 등 견고한 샷을 뽐냈다.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고, 3~4m 거리에서 버디를 솎아냈다. 7번 홀에서는 8m의 먼 거리 버디 퍼트도 집어 넣었다.
2013년 코리안투어 장타왕 김태훈은 유럽 투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이날도 동반자 중 드라이브샷을 가장 멀리 보냈다. 그는 “드라이버를 잡는 홀이 많았다. 보통 동반자보다 15~20야드 앞에서 세컨드 샷을 했다”고 말했다. 아웃오브바운즈(OB)가 많이 없는 유럽 무대 코스도 좋아한다. 그는 “유럽 투어에서 뛸 기회가 많이 없었지만 이런 코스를 좋아한다. 러프가 어렵지만 충분히 장타 이점을 살릴 수 있다. 유럽 투어에 가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2014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더 챔피언십 이후 이번이 김태훈의 유러피언투어 두 번째 경기다.
골프장에서 만리장성이 훤히 보이지만 골프에 집중하느라 구경도 못했다고 한다. 바람이 그렇게 강하지 않지만 바람을 타고 날리는 꽃가루가 문제다. 김태훈은 “비염이 심한 편이다. 꽃가루가 계속 얼굴에 달라붙어 얼굴 등을 긁으면서 플레이를 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샷이 좋기 때문에 홀마다 도사리고 있는 워터해저드도 그리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톱윈 골프 앤 컨트리클럽은 3개 홀을 제외하고 모두 워터해저드가 있다. 김태훈은 “그린 경사가 심해 샷을 핀에 얼마나 가까이 붙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해저드나 벙커에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핀에 붙이도록 노력하겠다”며 남은 라운드의 전략을 설명했다.
가까운 베이징에서 열리는 대회라 프로 통산 2승을 합작했던 아버지가 캐디백을 메고 있는 것도 김태훈의 유럽 무대 정상 도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