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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보다 스피러낵? 여자 골프 외모 중시 논란

04.29 10:23

잡지 표지 모델로 나선 페이지 스피러낵. SNS를 통해 이름을 알린 스타지만 골프 실력은 뛰어나지 않다. [골프다이제스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름을 알린 미녀 골퍼 페이지 스피러낵(23, 미국)이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에서 '2016년의 혁신가'로 꼽혔다. 잡지 표지를 본인의 사진으로 장식했다.

다이제스트에선 스피러낵을 '스타덤에 오르는 길을 바꿨다. 골프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도 그를 통해서 골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스피러낵의 주요 팬 층이 15세~30세의 젊은 남성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하지만 2017년 솔하임컵 캡틴 줄리 잉크스터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게 우리 사회의 현재다. 이렇게 해야 잡지가 많이 팔리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골프채널에 말했다.

미국 ESPN은 다이제스트의 선정에 ‘대체 스피러낵이 무엇을 혁신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ESPN에선 ‘여자 골퍼 중 처음 섹스 어필로 화두에 오른 건 스피러낵이 아니다’라며 얀 스티븐슨(호주)의 사례를 제시했다. 스티븐슨은 1977년 알몸으로 골프공이 가득 차 있는 욕조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 논란을 일으켰다.

스피러낵은 외모 덕분에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빼어난 외모와 몸매가 드러나는 사진들을 올린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무려 68만 명에 달한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의 팔로워 6만3000명보다 10배 이상 많다. 최근에는 한 남성의 입에 티를 꽂고 드라이버 샷을 하는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 실력에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학에서 골프 선수로 활약했으나 뛰어난 실력의 보유자는 아니다. LPGA투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어느 투어에서도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스피러낵은 딱 한 번 프로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초청 받아서다. 당시 '외모 덕분에 대회에 초청받았다'는 논란이 일었고, 스피러낵은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의 비난도 받았다. 결과적으로 스피러낵은 골프 실력을 증명하는 데는 실패했다. 2라운드까지 12오버파를 쳐 107명 중 101위로 컷탈락했다. 당시 스피러낵은 "힘든 일주일이었다.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스피러낵의 팬들은 '다른 선수들이 스피러낵을 질투한다'고 주장한다.

ESPN은 인상적인 선수들은 그들의 외모가 아닌 골프에서 남긴 업적으로 기억된다며 박세리를 언급했다. 매체에선 박세리를 '한국의 타이거 우즈'로 소개하며 '모든 젊은 세대의 한국 여자 골퍼들은 박세리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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