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찌 차고 스윙하는 프로 골퍼들
04.28 11:36

프로 골퍼들의 팔목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햇빛에 반짝이는 장신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로 한쪽 손목에 착용하고 있지만 양쪽 팔목에 주렁주렁 달린 모습도 볼 수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는 상병 허인회는 양 팔목에 팔찌를 착용하고 스윙을 한다.
팔찌를 차고 스윙하는 프로 골퍼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장신구가 아닌 건강기능 팔찌다. 골프뿐 아니라 야구, 축구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이 건강기능 팔찌 및 목걸이를 차고 경기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팔찌도 있다. 여기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가미돼 패셔너블한 건강 팔찌로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 골퍼들이 사용하는 팔찌는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영화 ‘어벤져스2’에서 착용해 ‘아이언맨 팔찌’로도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근육통을 완화시켜준다는 효능으로 허가를 받은 이 팔찌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미국), 김대현 등이 착용하고 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렉시 톰슨(미국) 등도 음이온 효능이 있다는 이온루프 암밴드를 차고 스윙을 한다. 골프 용품사에서도 이온루프 팔찌를 판매하고 있다.
건강 팔찌 제품사들은 근육통 완화, 심리적 안정 효과를 내세운다. MFDS 인증도 있으니 평온한 마음상태 유지가 중요한 프로 골퍼들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골프는 미세한 차이로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민감한 종목이다. 클럽과 샤프트의 1~2g 차이에 따라서도 방향과 거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면 15~30g 무게의 팔찌가 스윙에 미치는 영향도 분명 있을 것이다.
리디아 고는 지난 주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동반자 전인지에게 팔찌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팔찌를 착용하고 스윙하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리디아 고는 “전혀 없다. 오히려 편안하다”고 대답했다. 리디아 고는 왼 손목에 고무 재질과 금속 재질 두 개의 팔찌를 차고 플레이를 한다.
건강 팔찌라 하더라도 처음에는 불편하다. 어색한데다 어드레스를 할 때부터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2년째 건강 팔찌를 하고 있는 박일환도 “스윙할 때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계속 차니까 적응한 것 같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적응기가 필요하다.
LPGA 투어를 뛰고 있는 박희영의 경우 손목이 좋지 않아 근육통에 좋다는 건강 팔찌를 착용했다. 하지만 그는 “효과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팔찌를 뺐다 착용했다 한다. 프로 골퍼들이 동료들의 추천 혹은 제품사들의 후원 등으로 건강 팔찌를 무의식적으로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효과가 있다는 선수들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심리적인 위안을 얻게 된다"고 얘기했다.
한편 팔찌를 차면 거리가 늘어난다고 홍보하는 제품도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