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버디' 매킬로이, 여전히 어려운 마스터스 그린
04.10 09:22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이 한 걸음 더 멀어졌다.
매킬로이는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제80회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잃었다. 중간 합계 2오버파 공동 11위로 떨어졌다. 마지막 조에서 함께 플레이했던 3언더파 선두 조던 스피스(미국)와는 5타 차로 벌어졌다.
메이저 4승을 기록하고 있는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와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매킬로이는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를 벼르고 나왔지만 3라운드에서 무너졌다. 골프팬들은 차세대 황제 자리를 두고 다투는 스피스와 매킬로이의 박빙의 승부를 기대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버디를 하나도 뽑지 못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킬로이가 메이저 대회에서 버디를 한 개도 뽑지 못한 건 2010년 디 오픈 2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매킬로이는 첫 날 9언더파 63타를 쳤지만 2라운드에서 비바람이 몰아치자 8오버파 80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후 지난해 PGA 챔피언십 4라운드까지 메이저 대회 80번의 라운드에서 매킬로이는 버디 1개 이상을 뽑아내왔다. 공식 대회에서 노버디 플레이는 지난해 5월 유러피언투어 아일랜드 오픈 1라운드 9오버파 이후 처음이다.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마스터스 스코어가 가장 좋지 않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마스터스 3라운드 스코어 평균이 72.6타에 불과했다. 2012년 77타, 2013년 79타를 기록하며 선두권 경쟁을 펼치다 미끄러진 경험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2라운드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샷과 퍼트 모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선두 스피스가 17번과 18번 홀에서 3타를 잃은 덕에 역전 우승의 불씨가 남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 대회 4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매킬로이는 올해도 우승 경쟁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날 전반에 2타를 잃은 매킬로이는 후반에도 전혀 반등하지 못했다. 10번 홀에서 티샷이 당겨져 숲에 빠져 보기를 적었고, 11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왼쪽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후 매킬로이는 버디 기회를 여러 번 잡았지만 번번이 놓쳤다. 17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겨나가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했다. 18번 홀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도 들어가지 않았다. 매킬로이가 퍼터를 휘두르며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3퍼트가 1번 있었고,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1.89개로 높았다. 1라운드 1.72개, 2라운드 1.61개보다 높은 수치다.
매킬로이는 이날 그린을 6번 놓쳤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90.5야드로 이번 대회에서 티샷을 가장 멀리 보냈지만 결과는 가장 좋지 않았다. 결국 퍼트가 문제다. 매킬로이는 퍼트를 잘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라식 수술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최고 목표로 잡았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한 걸음 더 멀어졌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제패하는 등 오거스타 그린을 가장 잘 읽고 있는 스피스와는 달리 매킬로이는 여전히 이곳 그린을 어렵게만 느끼는 듯 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