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육상 스타 “여자 되니 퍼트가 편해”
03.31 10:27

브루스 제너(66)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남자 10종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1980년에 미국 육상 명예의 전당, 1986년 올림픽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너는 어렸을 적부터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고 한다.
결국 지난해 제너는 성전환 수술을 받아 여성이 됐고, TV에 출연해 ‘케이틀린’이라는 새 이름을 알렸다. 제너의 가족들도 그의 선택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제너는 미국 여성 잡지 글래머가 선정한 ‘2015년 올해의 여성’에 뽑히기도 했다.
제너는 성전환 이후 첫 골프를 ANA 인스피레이션 프로암에서 즐겼다. 제너의 골프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가 남자였던 시절의 핸디캡은 5.3정도였고, 드라이버 샷도 300야드가 넘었다고 한다.
성 전환을 하면서 미국 골프 협회가 '브루스 제너'의 핸디캡 기록을 제거해 현재 '케이틀린 제너'의 공식 핸디캡은 없는 상태다. 보통 같은 타수를 친다면 여자 골퍼의 핸디캡이 남자보다 적다. 제너도 핸디캡을 더 줄일 수 있지만 바뀐 몸에 적응해서 예전 실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때의 얘기다.
제너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제너는 프로암을 마치고 “내가 골프를 계속 친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이 '가슴이 스윙 할 때 번거롭지 않냐'고 질문한다. 가슴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퍼트 할 때는 오히려 더 좋다”고 했다.
실제로 제너는 프로암 대회 1번 홀을 샷 이글로 장식했다. 이번 대회 출전하는 대니얼 강과 함께 라운드했고, 여성용 티가 아닌 레귤러 티에서 플레이했다고 한다.
ANA 인스피레이션 프로암에서 샷 이글을 성공한 뒤 기뻐하는 제너. [골프채널]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