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13번 홀 해피 보기가 우승 원동력"
02.28 18:05

“올해 첫 우승을 일찍 해서 너무 기분이 좋고, 다가올 경기들이 기대된다.”
신지애(28)가 시즌 첫 우승 소감을 밝혔다. 신지애는 28일 호주 퀸즈랜드 골드코스트 로열 파인스 리조트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14언더파로 우승했다. 2007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신지애는 9년 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보기를 했던 13번 홀에서 위기를 넘긴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신지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3번 홀 볼이 해저드에 빠지긴 했지만 보기로 잘 막았다. 해피 보기였다”고 말했다. 워터 해저드에 볼을 빠뜨린 신지애는 1벌타를 받은 뒤 177m 거리에서 세 번째 샷을 해야 했다. 18도 하이브리드를 잡고 친 샷이 그린에 올라가면서 위기를 보기로 막았다. 신지애는 이 보기로 공동선두를 허용했지만 15, 16번 홀 연속 버디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신지애는 대회 내내 손목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 지난 주 호주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손목이 삐끗했다. 그는 “호주 코스의 특성상 딱딱한 땅이 조금 부담을 줬다. 통증이 있긴 하지만 꾸준한 관리와 테이핑으로 거의 완치됐다. 더 이상 시즌을 앞두고 다치지 않으려고 테이핑을 계속했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 날 비를 예상하지 못해 어려움도 겪었다. 예보로는 비가 내릴 확률이 매우 낮았지만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5번 홀 쯤 코스에 비가 떨어졌다. 점점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지애는 “비를 예상하지 못해 우중 골프 장비들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그래서 집중력을 더욱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큰 실수였지만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 늘 대비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설명했다. 신지애는 비가 오는 데다 바람이 꽤 불었지만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이 향후 스케줄에 변화를 주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여전히 목표는 일본 투어 상금왕이다.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개막을 앞두고 우승을 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는 “일본 투어 전에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호주를 찾았는데 현지의 많은 팬들과 친구들이 좋은 경기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동계 훈련을 열심히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고, 올 시즌 일본 투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곧장 일본으로 건너가 3월3일 개막하는 JLPGA 투어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