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스테판 커리가 마이클 조던에 한 수 위
02.24 14:43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감독 스티브 커는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에게 “우승하면 아는 사람을 통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라운드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프라이빗 골프장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라운드하기 어렵다.
골프를 좋아하는 커리에게 오거스타 라운드는 하나의 당근이었다. 워리어스는 커리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커 감독은 24일(한국시간) 약속을 지켰다. 정규리그 MVP 커리, 파이널 MVP 안드레 이궈달라와 은퇴 선수 2명은 애틀랜타로 원정을 갔다가 2시간 동안 차를 몰고 오거스타에 가서 라운드를 했다.
커리는 어린 시절부터 농구 선수 출신 아버지 델 커리와 골프를 즐겼다. 샬럿 크리스천 고등학교 재학 당시엔 농구 팀 1인자이자 골프 팀의 에이스였다. 이후에도 꾸준히 70대 스코어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커리가 농구를 하지 않고 그 노력을 골프에 투자했다면 지금쯤 프로 골퍼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커리의 집 뒷마당에는 연습 그린도 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골프에 대한 애정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은퇴 후 프로 골퍼가 되려 시도했다. 지난해에는 개인 골프장을 설계할 정도로 골프광이다. 큰 키와 넘치는 힘으로 장타를 날린다. 타이거 우즈와 친분이 깊어 라이더컵 등 국가대항전에 따라가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두 농구 스타 중 누구의 골프 실력이 더 뛰어날까.
골프 전문가들은 커리가 더 낫다고 본다. 그의 공식 핸디캡은 1.2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0.1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마이클 조던의 공식 핸디캡은 1.9다.
커리는 2013년 유명인들이 참가하는 이벤트 대회 아메리칸 센추리 챔피언십에 나가 4위에 올랐다. 대회 둘째 날에는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페블비치 프로암에도 참가해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커리는 67타가 최저타다. 마이클 조던은 아마추어 대회 등에 여러 차례 나갔지만 이렇다 할 성적은 내지 못했다.
거리는 조던이다. 키가 1m98cm인 그는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샷을 친다. 커리의 거리는 평균 280야드 정도다.
조던은 골프장에서 급하다. 조던과 함께 골프를 친 사람들은 조던의 플레이 속도가 매우 빠르고 특히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그가 개인 골프장 설계를 추진한 것도 앞 조 때문에 밀리는 것에 지쳐서라고 알려졌다.
조던은 현역 미국 대통령도 슬로플레이라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라운드한 후다. 커리도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대통령의 경기 속도가 빨랐다고 했다. 당시 커리의 스코어는 75, 오바마는 84타를 쳤다고 한다.
둘 모두 타이거 우즈와 친분이 있다. 조던은 오랫동안 우즈와 친구로 지냈다. 나이키 광고 모델로 활약한 것이 인연이 됐고 조던이 워낙 골프를 좋아해서다.
커리는 지난해 NBA 플레이오프 기간 중 우즈에게 전화를 받았다. 커리는 골프 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우즈에게 전화를 받고 놀랐다. 당시 우리는 멤피스에게 밀리고 있었는데 그 전화를 받은 뒤 승리했다. 그 뒤로 가끔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고 했다.
커리와 조던이 골프로 대결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둘 다 골프광인 만큼 조만간 두 사람의 스윙 대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