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빅 3' 추격하는 리키 파울러
01.25 08:51

리키 파울러(27)는 24일(현지시간)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최근 9개월간 4승째를 기록했다. 랭킹 1위 조던 스피스와 3위 로리 매킬로이 등 화려한 선수들이 참가했고 우승경쟁까지 한 대회여서 의미는 크다. 랭킹 6위인 파울러는 이 우승으로 4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현재 남자 골프는 스피스-제이슨 데이-로리 매킬로이가 랭킹 1~3위다. 세 선수가 빅3라고 불린다. 그러나 파울러도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는 반대였다. 파울러는 동료들로부터 가장 과대평가 받는 선수라는 얘기를 들었다. 플랫빌 모자와 형광빛 오렌지색 상의 등의 패션 유행을 만들면서 유명해졌는데 그 이름만한 성적이 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4년에는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5위 이내에 들었는데 정작 우승이 없어 승부처, 혹은 큰 대회에서 약한 선수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지난 해 이후 파울러의 모습은 다르다. 오히려 압박감 속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매킬로이와 스피스가 리더보드에서 어슬렁거리던 아부다비에서 마지막 두 라운드를 65타와 69타를 기록하면서 10타를 줄인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파울러는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에는 마지막 라운드 최고 선수들과 경쟁할 때 나를 믿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내가 잘 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클러치 능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파울러는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4개와 이글 한 개를 잡았다. 이후 연장전 4개 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았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마지막 4개 홀에서 3언더파를 쳤다.
파울러는 아부다비에서 17번홀 칩샷을 홀에 넣으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를 한 후 다음 홀에서 바로 이글을 잡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파울러는 노련한 교습가 부치 하먼과 함께 연습하면서 티샷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또 아부다비에서 보여준 쇼트게임 능력이라면 빅 3에 비교할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울러는 “내가 빅 3를 아직 충분히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메이저에서 우승을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27개 메이저대회에서 12번 톱 10에 들었다. 조만간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