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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춘상만 2번 김기환 "만년 우승 후보 꼬리표 떼겠다"

01.18 16:40

볼빅으로 새 둥지를 튼 김기환은 2016년에는 '우승 없는 우승 후보'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볼빅 제공]

최저타수상을 최고의 훈장으로 평가하는 프로 골퍼들이 많다. 기복 없이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각 ‘바든 트로피’, ‘베어 트로피’라는 이름으로 최저타수상을 수여하며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기환(25·볼빅)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최저타수상을 뜻하는 덕춘상을 두 차례나 받았다. 선수에게는 큰 영광이다. 하지만 김기환은 덕춘상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게 있다. 우승이다. 최저타수상을 두 차례나 받았음에도 아직 우승컵이 없는 김기환은 '만년 우승 후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어 한다.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기환은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우승 없는 우승 후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우승자만 알아주고 주목을 받는다. 최저타수상 타이틀도 의미가 있지만 2016년에는 우승컵에 더 큰 의미를 두겠다”고 새해 각오를 전했다. 김기환은 2015년 평균타수 70.125타를 기록해 2012년 이후 3년 만에 최저타수상을 다시 받았다. 2015년에도 준우승이 1번 있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0년 프로 데뷔 후 준우승만 3번 했다.

2015년은 최저타수상뿐 아니라 상금 순위 11위(1억5500만원)에 오르는 등 프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냈다. 2012년에는 아시안투어에 비중을 둔 상황에서 최저타수상을 수상한 반면 2015년에는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를 모두 뛰고도 덕춘상을 받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시즌 점수를 75점 밖에 주지 않았다. 우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기환은 “KPGA 선수권에서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더 잘한 선수가 있어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기량은 물론이고 우승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KPGA 선수권에서 김기환은 20언더파를 쳤고, 장동규가 24언더파라는 KPGA 코리안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으로 우승했다.

김기환은 절실한 우승컵에 다가가기 위해 ‘몰아치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내다봤다. 김기환은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거꾸로 단점으로 보기도 했다. 좀 더 공격적으로 코스 공략을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김기환은 “꾸준히 잘 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 라운드에서 9~10언더파를 몰아치면 우승 경쟁에 한결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김기환의 최저타는 KPGA 선수권 3라운드의 65타였고, 생애 베스트 스코어는 63타다.

쇼트게임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아시안투어도 뛰고 있는 그는 “세계 톱랭커들은 확실히 쇼트게임이 빼어나다. 볼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 있다”며 “그에 비해 아직 기술이 많이 부족하다.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동계훈련 동안 열심히 담금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볼빅으로 새 둥지를 튼 김기환은 볼에 대한 적응력도 높여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김기환은 “아시안투어 Q스쿨에서 볼빅 볼과 테일러메이드 아이언으로 경기했는데 적응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아시안투어의 국가별 시드(4번) 카테고리에 포함된 김기환은 올해도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병행할 계획이다.

친구들의 성장도 자극제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대상 수상자 이경훈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신인왕 수상자 송영한이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다. 아시아 첫 유러피언 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안병훈도 1991년생이다. 김기환은 “또래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우승도 하고 후회 없이 마음껏 기량을 펼친 뒤 군에 입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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