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바뀌는 골프규칙
12.31 08:42

그린에서 어드레스 한 후 볼이 움직이면 무조건 벌타를 받아야 했다. 선수는 공을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바람이 공을 움직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선수들은 바람이 불 때 어드레스를 할까 말까 고민하곤 했고 억울하게 벌타를 받곤 했다. 이는 골프의 대표적인 불합리한 규칙으로 꼽혔다.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R&A와 미국골프협회는 2016년부터는 선수가 볼을 건드리거나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벌타가 없다고 규정을 바꿨다. 바람 뿐 아니라 공을 움직이게 하는 그린의 경사 등 다른 사항도 고려된다.
선수가 스윙 보조 기구를 경기 중 사용하면 바로 실격이었다. 팔 움직임을 제한하기 위해 고무공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스윙 연습을 하다가, 또 파3 홀에서 기다리다 지루해 스윙 연습 도구를 휘둘러보다가 실격된 경우가 있었다. 백전 노장 줄리 잉크스터가 이 규정에 걸려 실격당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는 2벌타만 받는다. 일단 2벌타를 받고 다시 연습 도구를 사용하면 실격으로 바뀌었다.
경기 후 스코어카드를 냈는데 TV를 본 시청자가 전화를 걸어 룰 위반이 아니냐며 지적해서 뒤늦게 벌타를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틀린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것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실격된 선수가 부지기수였다.
새 규칙에는 이처럼 자신이 의도하지 않고 틀린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을 경우 실격이 아니라 벌타만 부과하게 된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후 시청자 제보 등으로 인해 벌타가 발생해 생기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이 규칙이 적용된다.
이른바 롱퍼터도 내년부터 금지된다. 정확히는 샤프트를 몸에 고정해 축을 만들어 스윙하는 앵커드 퍼터(anchored putter)다. 투어 선수들에게는 매우 민감한 일이어서 2013년 5월 미리 고지됐다. R&A등이 2016년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는데 PGA 투어에서 거부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이 있었다. 롱퍼터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담 스콧, 키건 브래들리 등은 퍼터가 금지된다는 소식 이후 성적이 좋지 않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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