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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에서 사라지는 롱 퍼터

12.28 08:42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는 아담 스콧. 스콧은 "짧은 퍼터에 적응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골프파일]

2015년을 끝으로 더 이상 롱 퍼터는 대회에서 볼 수 없을 듯 하다.

롱 퍼터는 일반 퍼터(약 35인치)보다 길이가 긴 40인치 이상의 퍼터를 지칭한다. 길이에 따라 배꼽에 대고 사용하는 벨리 퍼터(40~41인치)와 가슴에 대고 사용하는 브룸스틱 퍼터(46~50인치) 등으로 구분된다.

롱 퍼터는 그립 끝을 몸에 고정하고 시계추 원리로 공을 똑바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퍼트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타이거 우즈는 “퍼터는 가방 안 클럽 가운데 가장 짧은 클럽이어야 한다. 그래야 몸과 클럽이 조화를 이루는 예술을 완성할 수 있다”며 롱 퍼터 사용을 탐탁지 않아 했다.

반면 롱 퍼터로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아담 스콧(호주)은 “요즘은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하는 것에 민감하다. 하지만 그린에서는 거리가 많이 나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퍼터의 길이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이에 지난 2012년 11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골프 규칙 14-1b에 '골프채를 신체에 고정시키고 스트로크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롱퍼터는 몸에 고정한다는 점에서 골프의 기본 원리를 훼손하기 때문에 다른 신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이유였다.

롱 퍼터 사용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퍼터를 신체에 고정시키는 것이 금지된다면 롱 퍼터의 장점을 활용할 수가 없어 사용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이 규정은 2016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규정 추가 당시 PGA 투어는 '우리는 롱 퍼터 사용을 계속 허용한다'고 밝히며 혼선을 빚었지만, 2013년에 이 규칙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롱 퍼터를 사용하던 선수들은 걱정이 많다. 짧은 퍼터를 사용하다가 부진에 빠진 아담 스콧은 지난 5월 롱 퍼터를 다시 들었다. 스콧은 "바뀐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적응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했지만 아직 짧은 퍼터에 적응이 덜 됐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8년 동안 롱 퍼터를 사용해온 팀 클락(남아공)은 24일(현지시간) 라우터 통신을 통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거의 20년 간 롱 퍼터를 썼다. 이제 와서 짧은 퍼터로 바꾸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감각과 근육들을 모두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힘든 도전이 되겠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않겠다"라고 했다.

2012년 롱 퍼터와 함께 US 오픈에서 우승한 웹 심슨(미국)도 "아주 큰 변화지만, 짧은 퍼터로 연습한지 꽤 됐다. 잘 준비해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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