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들, 태국 남녀골프의 약진
12.14 09:18

태국 남녀골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남아 최대 골프산업국인 태국은 일 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관광산업의 발달한 태국은 230여 개의 골프장 등을 비롯한 훌륭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골프 꿈나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골프영웅’ 통차이 자이디와 포나농 파트룸의 영향으로 주니어 숫자가 늘어나고 골프의 인기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201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서 미국(7명) 다음으로 많은 4명의 풀시드 통과자를 배출했다. 최연소 합격자인 파나냇 타나포부야라스도 태국 출신이다. 타나포부야라스는 오는 29일 만 18세가 된다.
Q스쿨 통과자 4명 중 3명이 10대로 태국의 차세대 주자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2위로 Q스쿨을 통과한 붓사바콤 수카판(18)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차지했을 정도로 기량이 빼어나다. 그는 2015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도 초청 선수로 출전해 49위를 차지했다.
이미 미국 무대에는 태국 출신들이 많다. ‘태국의 박세리’로 알려진 포나농 파트룸을 비롯해 모리야-야리야 주타누간 자매 그리고 PK 콩크라판이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10대 유망주들이 합류하게 되는 내년에는 ‘태국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태국인 첫 LPGA 투어 우승자도 나올지도 모른다. 탄탄한 자국 투어의 밑거름이 태국 여자골프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태국에는 2개의 여자 투어가 있고, 1년에 24개 이상의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수카판은 “국내 투어가 늘어나면서 골프 주니어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의 남자 골프도 아시아 강자다. 세계랭킹 100위 내에 3명의 태국 선수가 있다. 세계랭킹 28위 통차이 자이디가 가장 높고, 키라덱 아피반랫이 41위, 프라야드 막셍이 99위다. 32위 안병훈과 58위 김경태 2명 뿐인 한국보다 100위 내 선수가 많다. 태국은 1970, 1971년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수크리 온삼을 시작으로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특히 ‘태국의 최경주’로 불리는 자이디는 공수부대 출신으로 30세에 프로로 데뷔한 늦깎이 골퍼다. 그는 태국인 최초로 유러피언 투어 우승을 차지했고, 처음으로 메이저 4개 대회를 모두 뛰면서 태국의 주니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줬다.
자이디는 여전히 세계랭킹 30위 안에 들 정도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46세의 나이에도 올해 포르쉐 유러피언 오픈에서 챔피언이 됐다. 130kg이 넘는 거구 아피반랫도 덩치에 비해 유연한 스윙으로 2015 유러피언 투어에서 2승이나 수확하는 등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있다. 26세의 아피반랫도 ‘태국의 최경주’ 자이디의 영향으로 성장한 선수다.
지난 13일 끝난 아시안 투어 타일랜드 골프 챔피언십은 태국 신예들의 기량을 확인해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16세의 유망주가 대형 사고를 치기도 했다. 월요 예선을 통해 출전권을 얻은 피차라 콩와트마이는 세계 톱랭커 사이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은 채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그는 공동 6위를 차지하며 디 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