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포기하려 했던 왓슨, 히어로 챌린지 3R 선두
12.06 09:04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버바 왓슨(미국)이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왓슨은 6일(한국시간) 바하마의 알바니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히어로 월드챌린지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9언더파가 된 왓슨은 폴 케이시(잉글랜드)에 2타 앞선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사실 왓슨은 가족 때문에 이 대회에 불참하려 했다. 다음 주 아시안 투어 타일랜드 오픈에 출전할 예정인 왓슨은 2주 연속으로 가족과 떨어져 다른 나라에서 경기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바하마에서 열리는 히어로 월드챌린지에 출전 포기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아내 앤지를 비롯한 입양한 아이 2명을 다 데리고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고, 아이들의 출입국 절차 처리 등으로 가장 늦게 출전이 결정됐다.
가족과 함께 바하마를 찾은 왓슨은 첫 날부터 펄펄 날았다. 5언더파 상위권으로 출발한 그는 10언더파 4위로 2라운드를 마쳤고, 이날 무려 9타를 줄이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왓슨은 300야드 이상의 호쾌한 드라이브 샷으로 코스를 요리했고, 퍼트도 잘 떨어졌다.
왓슨은 가족 사랑이 남다른 선수 중 한 명이다. 농구 선수 출신인 아내가 뇌 질환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판정을 받자 2012년생 아들 칼렙과 2014년생 딸 다코다를 모두 입양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아내 이름(Angie)을 타투로 새기기도 했다. 그는 “골프 칠 때 불편함이 있어 결혼 반지를 착용하지 못했다. 대신 반지를 끼는 왼손에 아내 이름을 새겼다”라고 설명했다. 왓슨은 이 타투를 하고 나서 WGC HSBC 챔피언스 우승에 이어 올해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두 아이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이날 주춤했다.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으나 15언더파로 공동 5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스피스는 이 대회에서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이 대회는 PGA 투어 이벤트 대회로 18명만 출전해 우승 경쟁을 펼친다.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이 대회에 우즈는 출전하지 않았다. 수술 후 재활을 하고 있는 우즈는 갤러리로 등장해 코스를 돌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