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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퍼터 빌려 첫 유러피언투어 3위 차지한 이수민

10.27 14:56

이수민은 동료 왕정훈의 퍼터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USB 홍콩 오픈에서 3위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다. [고성진 사진작가]

이수민(22)이 첫 출전한 유러피언 투어에서 동료 퍼터를 빌려 사용한 뒤 공동 3위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 화제다.

한국 골프의 차세대 주자 이수민은 25일 홍콩 골프장에서 끝난 유러피언 투어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UBS 홍콩 오픈에서 11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유러피언 투어 첫 출전 대회였고, 세계적인 톱랭커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경쟁력을 드러내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상금 1억원을 보탠 이수민은 2016년 아시안 투어 시드도 확보해 기쁨이 배가됐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17언더파로 우승했다.

동료 왕정훈의 퍼터가 이수민의 ‘구세주’였다. 2라운드까지 이수민은 그린 적중률이 83.3%로 높았지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87개, 평균 퍼트 수 32.5개로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사실 이수민은 지난 9월부터 퍼트 난조로 성적이 부진했다. 그래서 지난 9월 24일 시작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다이아몬드컵부터는 반달형 퍼터로 바꾸기도 했다. 이수민은 “퍼트가 정말 너무 안 됐고, ‘이것보다 안 되겠나’라는 생각으로 3라운드부터 퍼터를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이수민은 원래 타이틀리스트 스코티 카메론 일자형 퍼터를 애용해왔다. 하지만 왕정훈에게 빌린 퍼터는 캘러웨이 오딧세이 일자형이었다. 왕정훈 퍼터의 스트로크 느낌이 좋았던 이수민은 3, 4라운드에서 퍼트감이 살아났다. 3라운드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고, 4라운드에서는 무려 6타를 줄이면서 순위를 끌어 올렸다. 3퍼트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이수민은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0개(10위), 평균 퍼트 수 29.8개(29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수민은 고마운 왕정훈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그는 “상금보다 샷감, 퍼트감을 되찾았다는 게 큰 수확”이라고 기뻐했다. 이수민은 지난 8월 KPGA 선수권에서 우승을 놓친 뒤 계속해서 부진했다. 전반기에는 2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는데 컷 오프 횟수가 많아져 자신감도 덩달아 떨어졌다. 하지만 홍콩 오픈을 계기로 이수민은 다시 목표를 조정했다. 그는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는 프로 첫 승과 신인왕 타이틀로 만족하려 했다. 그렇지만 최종전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상금왕 타이틀에도 도전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수민은 현재 2억7354만6810원으로 상금 순위 3위를 달리고 있다. 3억1560만원의 상금 1위 이경훈(24)과는 4200만원 차다. 이경훈이 시즌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수민이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11월 5일부터 열리는 시즌 최종전 카이도 골프 LIS 투어 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은 6000만원. 이수민은 “상금 액수 차를 확인했다. 우승을 해야만 상금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수민은 투어 챔피언십에서는 왕정훈의 퍼터를 사용할 수 없다. 26일 함께 입국한 왕정훈도 퍼트가 잘 되지 않아 퍼터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수민은 같은 모델을 주문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는 “정훈이도 퍼터가 되지 않아서 오딧세이 퍼터로 바꾼다고 해서 돌려줬다. 대신 퍼트감이 좋기 때문에 같은 모델의 퍼터를 주문할 것이다. 상반기의 좋았던 퍼트감이 돌아온 것 같아서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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