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시청자 제보 실격 없어진다
10.27 08:59
경기 후 스코어카드를 냈는데 시청자가 전화를 걸어 룰 위반이 아니냐며 지적해서 뒤늦게 벌타를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틀린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것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실격된 선수가 부지기수였다. 이제 그런 경우는 사라지게 됐다.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R&A와 미국골프협회는 27일(한국시간) 내년부터 적용될 개정된 골프 규칙을 발표했다.
새 규칙에는 이처럼 자신이 의도하지 않고 틀린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을 경우 실격이 아니라 벌타만 부과하게 된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후 시청자 제보 등으로 인해 벌타가 발생해 생기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이 규칙이 적용된다.
골프는 경기장이 워낙 커 선수들을 일일이 다 감시할 수 없다. 본인의 정직을 믿는다. 스코어카드는 그 표시다. 따라서 스코어카드가 틀릴 경우 강력한 제재를 했다. 벌타 등을 적용받는 것을 모르고 적었더라도 실격이 됐었다. 그래서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했다는 주장이 있었다.
어드레스 한 후 볼이 바람 등 때문에 움직였을 때 벌타를 받았던 것도 대표적인 불합리한 규칙으로 꼽혔다. 내년부터는 선수가 볼을 건드리거나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벌타가 없다. 바람 뿐 아니라 공을 움직이게 하는 그린의 경사 등 다른 사항도 고려된다.
선수가 스윙 보조 기구를 경기 중 사용했을 때도 실격을 시켰는데 내년부터는 2벌타만 받는다. 팔 움직임을 제한하기 위해 고무공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스윙 연습을 하다가, 또 파3 홀에서 기다리다 지루해 스윙 연습 도구를 휘둘러보다가 실격된 경우가 있었다. 내년엔 일단 2벌타를 받고 다시 연습 도구를 사용하면 실격으로 바뀌었다.
논란을 일으켰던 이른바 롱퍼터도 내년부터 금지된다. 정확히는 샤프트를 몸에 고정해 축을 만들어 스윙하는 앵커드 퍼터(anchored putter)다. 투어 선수들에게는 매우 민감한 일이어서 2013년 5월 미리 고지됐다. R&A등이 2016년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는데 PGA 투어에서 거부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이 있었다. 롱퍼터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담 스콧, 키건 브래들리 등은 퍼터가 금지된다는 소식 이후 성적이 좋지 않다. 기존 퍼터에 적응하려 시도했으나 예전만 못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