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팀 1점 차 석패, 미국 6연승
10.11 18:05
미국이 프레지던츠컵에서 15.5-14.5로 인터내셔널팀을 따돌리고 대회 6연승에 성공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내셔널팀이 역대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지만 미국팀에 1점 차로 석패했다.
인터내셔널팀은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14.5점을 기록, 15.5점을 기록한 미국팀에 1점 차로 분패했다.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인터내셔널팀의 도전은 이번에도 무산됐고 역대 전적은 1승1무9패가 됐다. 반면 미국팀은 2005년부터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남아공 브랜든 그레이스가 5전 전승을 거두며 프레지던츠컵이 낳은 스타로 떠올랐다. 그레이스는 싱글 매치에서 11번째 주자로 나섰다. 베테랑 매트 쿠차(37)와 맞붙은 그레이스는 1번 홀부터 앞서 나간 뒤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1홀을 남기고 2홀 차로 이겼다. 그레이스는 "캡틴이 뒷조로 넣은 의도를 알고 있었고, 포섬과 포볼처럼 전반에 실수를 하나도 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레이스는 2년 전 첫 대회와는 180도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4전 전패를 당했던 그레이스는 이번 대회에서는 전승을 챙겼다. 한 대회에서 5승이 나온 건 4년 만이고, 1996년 마크 오메라(58·미국)와 1998년 마루야마 시게키(46·일본), 2009년 타이거 우즈(40·미국), 2011년 짐 퓨릭(45·미국)에 이어 다섯 번째다.
유러피언 투어에서 뛰며 6승을 거둔 그레이스는 남아공의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은 없지만 올해 US오픈 공동 4위, PGA 챔피언십 3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 남아공의 팬코트 재단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친분을 쌓은 루이 우스트이젠(33·남아공)과 환상의 호흡을 뽐냈다. 첫 날 포섬에서 인터내셔널팀에 유일한 승점을 안긴 ‘남아공 듀오’는 둘째 날 포볼과 셋째 날 포섬, 포볼에서도 무적 행진을 이어갔다.
‘남아공 듀오’를 앞세운 인터내셔널팀은 첫날 열세를 딛고 둘째 날부터 미국팀을 매섭게 추격했다.
마지막날 싱글 매치 12경기를 앞두고 1점 차로 좁힌 인터내셔널팀은 선수들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며 역전 우승도 바라봤다. 마쓰야마 히데키(23·일본)가 마지막 홀에서 멋진 칩샷에 이은 한 발짝 버디를 낚았고, 비슷한 거리에서 칩샷을 했던 J.B. 홈즈(33)가 파에 그치면서 인터내셔널팀이 승점을 챙겼다. 앞선 4경기에서 2.5점을 더한 인터내셔널팀은 미국팀과 11-11 동률을 이뤘다.
5번째 경기도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장면이 나왔다. 버바 왓슨(37)이 1m 남짓의 쉬운 버디 퍼트를 놓쳐 통차이 자이디(46·태국)와 비겼다. 경기 흐름을 봤을 때 15-15 동점 상황이었고, 인터내셔널팀의 역전 가능성도 보였다. 하지만 아니르반 라히리(28·인도)가 18번 홀에서 1m도 안 되는 버디 퍼트를 실패했고, 크리스 커크(30)가 1점을 가져갔다. 9경기가 끝났고, 양팀의 점수 차는 12.5-14.5로 벌어졌다. 만약 라히라가 0.5점을 더했다면 13-14가 될 수 있었다. 남은 3경기 중 인터내셔널팀이 2경기를 앞섰던 상황이라 최소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라히리가 놓친 퍼트는 결국 마지막 주자인 배상문에게 부담이 됐다. 1홀 차로 계속해서 끌려갔던 배상문이 무조건 이겨야만 인터내셔널팀의 역전승이 가능했다. 배상문은 16, 17번 홀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파 세이브를 잘했다. 그러나 마지막 홀 결정적인 순간에서 뒤땅을 치며 승점을 보태는 데 실패했다. 배상문은 싱글 매치에서 빌 하스에게 아쉽게 패해 2승1무1패로 대회를 마쳤다. 인터내셔널팀 캡틴 닉 프라이스는 “라히리는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긴장되는 퍼트를 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95%는 놓친다. 배상문도 모든 선수의 압박과 부담을 짊어지고 경기를 해야 했다. 그들은 잘 싸웠고, 결코 자신들 때문에 졌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고 격려했다.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2·미국)는 이번 대회에서 3승2패를 거두며 자신의 몫을 했다. 그러나 제이슨 데이(28·호주)와 맞대결까지 피하며 필승 카드로 만들었던 마지막 싱글 매치에서 마크 레시먼(32·호주)에게 역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세계랭킹 2위 데이가 가장 실망스러웠다. 대회 전만 해도 인터내셔널팀 에이스로 꼽혔지만 마지막 날에도 잭 존슨(39)에게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맥없이 졌고, 1무4패에 그쳤다.
송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