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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대니 리 극적인 역전승, 인터내셔널팀 반격

10.09 17:58

배상문은 리키 파울러-지미 워커와 2조 경기에서 18번 홀에서 3.5m 버디를 낚아 1UP으로 승리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포볼 매치 2조 경기는 한국과 미국의 국가대항전 같았다. 배상문(29)과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5)가 리키 파울러(27)-지미 워커(36)와 경기를 펼쳤고, 다른 조와는 달리 갤러리의 일방적인 응원전이 이어졌다.

경기 전부터 “나만 믿고 따라와”라고 했던 것처럼 형 배상문이 동생 대니 리를 잘 이끌고 나갔다. 1번 홀부터 대니 리는 티샷을 옆 홀로 때리고 세컨드 샷이 나무에 맞는 등 난조를 보였다. 그리고 2번 홀부터 3개 홀 연속으로 버디 퍼트도 놓쳤다. 배상문은 동생의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다”고 격려했다. 갤러리도 “대니 리, 배상문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2홀 차로 끌려가다 배상문의 극적인 칩인 버디가 분위기를 바꿨다. 9번 홀(파4)에서 파울러가 1m 파 퍼트를 놓쳐 1홀 차로 좁혀졌고, 10번 홀(파4)에서 배상문이 그린을 놓쳤지만 25m 거리에서 환상적인 칩샷으로 버디를 낚자 필드는 더 뜨거워졌다. 배상문은 웨지를 하늘로 던지며 환호했다.

올 스퀘어가 된 두 팀은 이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배상문은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보이며 화답하는 여유를 보였지만 14번 홀(파4)에서 한 발 퍼트를 놓친 뒤 웃음기가 사라졌다. 15번 홀(파5)에서는 대니 리가 4m 버디 기회를 잡아 처음으로 리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놓쳤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이어지자 갤러리의 응원구호는 더욱 커졌다. 16번 홀(파4)에서 경기를 끝낸 1조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 홀에서 배상문과 대니 리 모두 그린을 놓쳐 위기가 닥쳤다. 최소 파를 해야지 비길 수 있었다. 동생 대니 리가 오르막 칩샷을 핀 1.5m 옆에 붙였고, 까다로운 파 퍼트를 성공해 한숨 돌렸다.

올 스퀘어로 마지막 홀에 들어섰고, 4명 중 유일하게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배상문이 승부수를 띄웠다. 215m 남은 거리에서 5번 우드를 잡고 2온을 시도했다. 그린을 넘겨 러프에 빠졌지만 나쁘진 않았다. 앞선 3명의 세 번째 샷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이글 찬스를 맞은 배상문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러프에서 시도한 칩샷이 짧아서 3.5m의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배상문의 퍼트에 승패가 걸려있었기에 부담감이 큰 퍼트였다.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던 순간 배상문의 퍼트가 홀컵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고, 골프장을 들썩이게 할 정도로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배상문은 "많은 갤러리의 응원에 힘입어 마지막 퍼트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팀에 모멘텀을 줄 수 있는 퍼트라 더욱 짜릿했다"고 말했다.

둘째 날 인터내셔널팀의 반격이 시작됐다. 첫 날 포섬 매치 1-4로 뒤졌던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포볼 매치에서 3승1무1패를 거두며 4.5-5.5로 1점 차로 따라 붙었다. 남아공의 루이 우스트이젠과 브랜든 그레이스가 미국팀 최강조로 꼽히는 스피스-더스틴 존슨 조를 물리치는 등 이틀 연속 승점을 챙기며 인터내셔널팀의 필승조로 떠올랐다. 찰 슈워젤(남아공)과 통차이 자이디(태국)도 빌 하스-크리스 커크 조를 1홀 남기고 2홀 차로 제압했다.

셋째 날 오전 포섬 경기에서는 배상문과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짝을 이뤄 빌 하스-매트 쿠차 조와 대결을 펼친다. 포볼 경기 대진은 포섬 경기가 끝난 뒤 발표된다.

송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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