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03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의 팬코트 링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한국산 탱크’ 최경주(45·SK텔레콤·사진)는 단장(개리 플레이어) 추천 선수로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처음 밟았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비행기를 타고 무려 18시간30분을 날아가야 하는 긴 여정이었다. 최경주는 “골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렇게 멀리 날아간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대회는 최경주에겐 가장 가까운 곳인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다. 최경주는 “남아공까지 날아가보니 ‘이렇게 먼 곳에서도 대회가 열리는데 한국에서도 충분히 대회를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2003년과 2007년, 2011년에 선수로 출전했던 최경주는 올해는 수석 부단장 자격으로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밟는다. 최경주는“선수 입장이었을 때 볼만 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단장을 돕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부단장으로서 출전이 더 긴장되고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2003년 대회는 역대 최고의 명승부였다. 나흘째 싱글 매치플레이까지 승점 17대 17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자 양팀 단장인 잭 니클라우스(75·미국)와 개리 플레이어(80·남아공)는 타이거 우즈(40·미국)와 어니 엘스(46·남아공)를 연장전에 내보냈다. 하지만 해가 져서 깜깜해질 때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양팀은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대회는 2003년 이래 다시 최고의 명승부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에는 나흘간 총 34경기가 열렸지만 올해는 30경기로 축소돼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전략을 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미국 팀은 세계랭킹 30위 안에 모든 선수들이 있다. 반면 우리 팀은 55위까지 선수들이기 때문에 12명을 모두 놓고 보면 전략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기 수가 줄면서 2003년처럼 박진감 넘치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