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 '승열이와 함께 올림픽 출전 희망'
09.20 18:03

안병훈은 친구 노승열과의 팽팽한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이 잘 했다기보다 친구의 마지막 홀 실수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안병훈은 20일 인천 베어즈 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제31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승열이가 그렇게 끝나서 기쁘지 않았다. 둘이 즐겁게 잘 치면서 멋진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미묘한 감정이 생겨 웃을 기분은 아니었다”며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아서 우승했으면 기분이 정말 좋았을 것”이라고 털어 놓았다.
안병훈은 노승열과 동반 올림픽 출전을 희망했다. 유러피언투어의 메이저 BMW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선수가 된 안병훈은 “서로 잘 쳐서 올림픽에 같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승열에 장점에 대해 그는 “퍼팅할 때마다 들어갈 것 같더라. 또 편안하게 치는데 멀리 나가는 스윙도 일품”이라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챔피언 조에서 함께 라운드를 한 안병훈과 노승열은 톰과 제리처럼 추격전을 벌였다. 제리 노승열이 달아나면 톰 안병훈이 쫓아가는 형국이었다. 안병훈은 “3번 홀 파 퍼트와 10번 홀 파 세이브 그리고 17번 홀 파 퍼트가 오늘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3번 홀에서 3.5m 거리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떨어뜨린 안병훈은 선두였던 노승열과의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또 9번 홀 버디 후 10번 홀 파 세이브로 노승열과 동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17번 홀에서 중요한 2m 파 퍼트를 넣으며 동타로 마지막 홀을 맞았다.
11번 홀에서 50cm 버디 퍼트를 놓쳤던 안병훈은 “밀어 치는 실수를 해서 빠졌다. 만약 우승을 못했더라면 가장 아쉬운 홀이 될 뻔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3년여 만에 한국 대회에 출전했는데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뜻 깊고 자신감을 많이 얻어서 가는 것 같다”라고 기뻐했다. 또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목표로 했던 세계랭킹 50위 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세계랭킹 50위 안과 밖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마스터스 출전권도 그렇고 세계 50위 안에 들면 PGA 투어 출전 기회도 그만큼 많아지게 된다”고 했다. 또 새롭게 영입한 캐디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같이 호흡을 맞추는 캐디인데 퍼트 라인을 상당히 잘 읽었다. 앞으로 4주간 이 캐디와 함께 한다”라고 설명했다.
안병훈은 21일 독일로 출국해 유러피언투어 포르쉐 유러피언 오픈에 출전한다. 그는 “독일로 가서 3주 연속 대회를 치르고 레이스 투 두바이 파이널 시리즈에 참가하게 된다. 큰 대회가 많이 남았고, 최대한 순위를 끌어 올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