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엇갈린 반응, '배상문은 법보다 위 선수'
09.09 09:11

병역법을 위반한 배상문의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열띤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내셔널팀 닉 프라이스 단장은 9일 프레지던츠컵의 단장 추천 선수로 배상문과 스티븐 보디치(호주)를 뽑았다. 프라이스 단장은 대회 흥행 등을 위해 한국 선수 선발을 결정했는데 안병훈이 아닌 배상문을 선택했다. 프레지던츠컵 포인트 순위로 따지면 12위 안병훈(세계랭킹 57위)이 19위인 배상문(세계랭킹 92위)보다 높았지만 프라이스 단장은 배상문을 최종 낙점했다. 배상문은 대회가 열리는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우승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배상문은 이미 ‘시즌 후 입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배상문의 발탁 소식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아이디 ‘후아’는 “인천공항에 들어오는 대로 논산 훈련소로 잡아가라. 국방의 의무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sai0****’ 아이디를 가진 누리꾼은 “병역법 위반한 거 아니였어? 귀국 즉시 경찰조사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웬 대회 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감한 병역법을 위반했음에도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법보다 위에 있는 선수’라고 날선 비난도 마다하지 않았다.
프라이스 단장의 선택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이슬’은 “군입대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곤욕을 치렀지만 프라이스 단장의 나름 타당성 있는 추천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덤이지만 안방 잔치에 내 식구가 있어야 구색이 맞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보였다. ‘혼자서도 잘놀아요’는 “한국 사람이 아니니 언론의 탄압을 이겨내고 자신의 소신대로 선수를 뽑고 멋집니다. 안병훈과 배상문 중 실력으로나 흥행으로 보나 배상문이 우위”라는 반응을 드러냈다.
배상문의 선택에 끝까지 반기를 든 누리꾼들도 있었다. 아이디 ‘미래소녀’은 “그냥 가지. 지질하게”라며 탐탁지 않은 시선을 드러냈다. 'kshw****'는 “나라면 자숙하면서 빨리 군대 갔다 오겠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cho1****'은 “군대 한번 요란하게 가네”라며 혀를 차는 듯한 반응이었다.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가득했지만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이디 ‘perfect’는 “떳떳하게 골프하자. 신사 스포츠니까. 그 말 믿는다”고 했다. 아이디 '000000'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 배상문 선수 축하하고 끝까지 최선을 파이팅~”이라며 축하했고, ‘코스톨라니’는 “멋지게 대회 마무리하고 폼 나게 군입대해라”고 응원했다.
배상문은 병무청의 귀국 통보에 불응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에 들어오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병역법상 ‘3년 이하 징역’ 부과가 가능하지만 고발을 접수 받은 대구남부경찰 측은 “입대 의사를 밝힌 만큼 조사만 하고 기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배상문은 귀국 후 1개월 내에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으면 된다. 배상문은 병역법 문제에 대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한국 정부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