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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된 김대현, 3년 만에 우승 경쟁

09.05 20:15

김대현. [KPGA]

KPGA 코리안투어 매일유업오픈 3라운드 6번 홀(파4).

선두 경쟁을 하던 김대현이 큰 악재를 만났다. 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드라이브 샷이 흔들리고 만 것. 잠정구로 시도한 두 번째 티샷도 OB(아웃오브바운스)가 났다. 세 번째 샷은 간신히 OB를 면했지만 긴 러프에 빠졌다. 결국 김대현은 악전고투 끝에 6온 2퍼트로 양파(쿼트러플 보기)를 적으며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에서 멀어졌다.

김대현의 어깨는 축 쳐졌다. 전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선두 이태희를 1타 차로 바짝 추격했던 터라 기운이 빠질 법 했다. 여기에 장타자로 드라이버에 남다른 강점을 보였기에 실망감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였다.

김대현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대현은 “6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한 템포 쉬고 티샷을 했어야 했는데 무리하게 경기에 임한 것이 큰 실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대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남은 홀을 공략했다. 9, 11번 홀에서 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다소 먼 거리여서 심리적인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대현은 압박감을 뚫고 과감하게 스트로크 하면서 공을 홀컵으로 쏙 집어넣었다.

이후 13번 홀에서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핀을 직접 공략해 홀컵 바로 옆에 붙였다. 홀인원이 되기에 딱 한 뼘 정도 모자랐다. 다음 홀에서는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했던 김대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두 그룹과 2타 차 3위에 자리한 김대현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3라운드 동안 잘 해왔고 샷 감도 좋은 상태인데 2012년 우승 이후 오랜만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며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 퍼트 모두 전반적으로 감이 많이 올라와 있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현의 투어 마지막 우승은 2012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 경쟁을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는 2010년 투어 최강자로 군림하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단한 멘털과 빼어난 샷 감을 갖춘 김대현이 3년간의 우승 가뭄을 해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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