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의 변신은 무죄' 김대현 모처럼 우승 경쟁
09.04 07:41

'돌아온 장타왕' 김대현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제는 트레이드마크였던 장타보다 정교함으로 무장한다는 김대현은 “자신감이 65%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김대현은 3일 대전 유성 골프장(파72)에서 시작된 KPGA 코리안투어 매일유업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 낚으며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1라운드 공동 6위로 모처럼 상쾌하게 출발했다. 66타는 올 시즌 김대현의 최소타 기록이다. 그리고 김대현은 4일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엮어 65타를 치며 시즌 최소타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지난 주 KPGA 선수권을 포함해 4개 라운드 연속으로 60대 타수를 적으며 최근 안정된 경기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2010년 상금왕을 비롯해 장타로 코리안투어를 점령했던 김대현의 명성에 비하면 아직까지 성적은 바닥이다. 김대현은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공동 21위가 최고 성적이다. 7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컷 탈락을 4번이나 했다. 1420만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쳐 상금순위 75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어깨가 축 처져 있진 않다. 오히려 변화하는 모습에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우승 욕심과 목표에 심적으로 쫓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성적에 달관한 모습이다. 시즌이나 대회 목표를 세우기보다 매 홀 집중하면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는 “자신감을 완벽히 찾는 게 최우선 과제다. 매 라운드 긍정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차분히 기다리다 보면 예전의 자신감을 다시 되찾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스윙 교정도 성공적이다. 김대현은 휴식기 동안 그립과 백스윙, 팔로까지 교정하고 있다. 특별히 레슨을 받은 게 아니고, 본인이 스스로 보완할 점을 찾아서 변화를 모색했다. 그는 “그립을 잡을 때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예전에는 샤프트 옆에 대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 보니 헤드가 백스윙 때 처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엄지손가락을 샤프트 한 가운데 위에 놓고 백스윙할 때 흔들리는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립 조정으로 백스윙과 팔로까지 연쇄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시즌 중 스윙 교정은 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2개월 휴식기가 큰 도움이 됐고, 바뀐 스윙으로 좋은 스코어를 적고 있다. 김대현은 무엇보다 거부 반응이 없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그는 “그 동안 스윙 교정을 많이 했는데 항상 거부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 테크닉도 점점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전성기 때처럼 기술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기술적인 샷 컨트롤을 비슷하게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오픈 3라운드에서 공동 2위까지 뛰어 오른 김대현은 "우승을 하면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심적으로도 많이 안정됐다. 조던 스피스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김대현도 스피스처럼 심리적 기복이 없는 18홀 경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는 “스피스가 하는 메이저 대회 경기를 다 봤다. 정말 차분하다. 1번부터 마지막 홀까지 항상 같은 루틴을 유지하며 경기를 풀어간다. 연습 때도 항상 그런 패턴으로 훈련하고 자기 관리를 했기 때문에 냉정하고 차분한 플레이가 가능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김대현은 스피스처럼 루틴의 일상화를 통해서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김대현은 “유성 골프장은 항상 연습을 했던 대구 골프장과 잔디가 비슷하다. 페이드 구질인 저에게 잘 맞는 코스”라며 “최근 복잡한 생각을 지우고 단순하게 라인을 읽고 자신을 믿고 스트로크를 하니 퍼트감도 좋아졌다”라고 털어놓았다.
JTBC골프는 이번 대회 전 라운드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유성=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