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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KPGA, 이태희 매일유업 62타 또 코스 레코드

09.03 17:23

이태희가 3일 매일유업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를 낚으며 시즌 첫 다승자 탄생을 밝히고 있다. [사진 KPGA]

화끈하게 달아오르고 있는 KPGA 코리안투어에서 또 다시 코스 레코드가 나왔다.

이태희는 3일 대전 유성 골프장에서 열린 매일유업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낚으며 10언더파 62타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2002년 유성오픈 김상기의 64타 기록을 넘어서는 코스 레코드다.

지난 주 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열린 KPGA 선수권에서도 1~3라운드에서 계속해서 코스 레코드가 바뀌었다. 김학형 1라운드 8언더파, 김성윤 2라운드 9언더파에 이어 박효원이 3라운드 10언더파 62타를 적으며 코스 레코드를 차례로 경신했다. 그리고 장동규가 24언더파로 KPGA 코리안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으로 우승하며 뜨거운 샷대결의 대미를 장식했다.

‘미남 골퍼’ 이태희가 불붙은 코리안투어의 ‘버디쇼’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태희는 1~4번 홀 4연속 버디로 출발했다. 8, 9번 홀 연속 버디로 전반에만 6타를 줄이며 공동선두로 뛰어 올랐다. 절정의 퍼트감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밸리 퍼터를 사용하는 이태희는 12번 홀(파4)에서 일곱 번째 버디를 낚았다. 티샷을 거의 페어웨이에 다 보냈고, 아이언 샷도 정교했다. 이날 새벽까지 비가 내린 그린은 아이언 샷을 잘 받아줬다.

이태희의 퍼트감도 완벽했다. 그는 14번 1m, 15번 2m 버디를 낚은 뒤 16번 홀에서도 10m 거리에서 버디를 할 뻔 했다. 퍼터를 떠난 공은 홀컵 바로 앞에 멈춰 섰고, 갤러리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태희는 17번 홀(파4) 세컨드 샷을 50야드 남은 거리에서 했는데 핀 50cm 옆에 세우며 대망의 열 번째 버디를 낚았다. 마지막 홀에서 10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3퍼트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이태희는 정확한 거리감으로 가볍게 탭인 파를 하며 라운드를 마쳤다.

이태희는 “코스 레코드가 몇 개인지 몰랐다. 제 인생에서도 10개 언더는 처음”이라며 “전장(6796야드)이 짧은 편이다. 파4는 대부분 짧은 아이언을 잡고 쳤다. 비가 왔는데도 그린 스피드가 느리지 않았고, 그린 상태도 굉장히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성 골프장은 지난해 파70에서 파72로 바뀌면서 더 쉬워졌다. 지난해 첫 대회에서 2번 홀(522야드)과 14번 홀(512야드)이 파5였는데 파4로 바뀌면서 쉽게 2온을 노릴 수 있는 홀이 됐다.

KPGA 선수권부터 ‘무더기 언더파’가 쏟아지면서 코리안투어가 보다 화끈해지고 있다. KPGA 선수권에서는 커트라인이 3언더파까지 치솟았다. 이태희는 최근 뜨거워진 필드의 원동력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꼽았다. 그는 “코스가 어렵게 세팅되진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스코어가 높아진 것은 남자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회가 12개로 줄은 만큼 선수들이 시드 유지 등을 위해 한 대회 한 대회 더욱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태희는 “쇼트 퍼트에 자신이 있어서 근처에만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스트로크가 더 잘 된다. 짧은 퍼트가 많았기 때문에 버디를 몇 개 했는지 몰랐고, 스코어를 세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도 안 됐다”고 털어놓았다. 넵스 헤리티지에서 1부 투어 첫 승을 거뒀던 이태희는 이후 2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하며 좌절했지만 KPGA 선수권에서 6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 6차례 라운드에서 모두 60타대를 기록했고, 33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놀라운 페이스다.

이태희는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다승자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코리안투어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이태희는 “최저타수상이 가장 욕심이 난다. 꾸준하게 잘 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균 타수 부문에서 70.05타로 이수민(69.75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황중곤도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버디 8개, 보기 1개를 엮은 황중곤은 7언더파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그는 “1년 만에 다시 나오게 됐는데 지난해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작년보다 확실히 쉽게 느껴진다. 러프에서의 샷도 그린이 잘 받아줬고, 15번 홀 파3를 당긴 것도 선수들의 스코어를 좋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명 정승환이 8언더파 단독 2위다.

이창우와 김대현, 김대섭 등 투어 강자들도 6언더파에 자리하며 매섭게 추격할 전망이다.

JTBC골프는 이번 대회 전 라운드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유성=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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