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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 극복한 김성윤, 코스 레코드 '쾅'

08.28 18:32

2000년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골프 신동' 출신 김성윤은 28일 KPGA 선수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아 새로운 코스 레코드 기록을 세웠다. [사진 KPGA]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김성윤이 코스 레코드 기록을 세우며 1부 투어 첫 승 도전에 나서고 있다.

김성윤은 2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열린 제58회 KPGA 선수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낚으며 10언더파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그는 10언더파의 김대섭, 이수민과 함께 우승 경쟁을 벌이게 됐다. 63타를 친 김성윤은 전날 루키 김학형 등이 보유하고 있었던 코스 레코드 기록을 1타 경신했다.

1997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성윤은 한국남자골프의 차세대 주자로 꼽혔다. 1999년 US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아마추어로 ‘명인열전’인 마스터스에 출전하기도 했다. 2000년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그는 대회 최연소 출전자였다. 마스터스 컷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두둑한 배짱으로 플레이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2001년 프로 전향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사라졌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3년간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정도였다. 2006년 KPGA 챌린지투어(2부) 우승 1회가 전부여서 예전 명성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인정을 안 했다. 주변 지인 분들이 조언을 하면 인정을 안 하고 현실을 부정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털어 놓았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 시드마저 잃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성윤은 “자신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착각 속에 지내왔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골프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김성윤과 2009년 결혼한 최나경씨도 ‘경기 출전 자체가 두렵고 싫으면 골프를 그만해도 된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2010년 딸이 태어나고 나서 생각과 생활이 바뀌었다. 김성윤은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일본투어 시드를 잃자 지난 겨울에는 전지훈련도 가지 않았다. 한 달간 골프클럽을 놓고 쉰 그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대로는 그만둘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마침 지인분의 도움으로 메인스폰서도 생겨서 정말 큰 도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윤은 올해 넵스 헤리티지 대회에서 공동 8위를 차지하는 등 재기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미국의 미니 투어에서 12언더파 60타를 친 적도 있는데 1부 투어에서 9언더파 63타가 베스트 스코어”라며 “이제 우승 타이틀을 갖고 싶다. 가족과 약속했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1~18번 홀을 즐기면서 3~4라운드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성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과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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