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매킬로이에 완승 "우승 위한 충분한 아드레날린 분비"
08.15 07:05
조던 스피스(미국)가 ‘아메리칸 슬램’을 향한 충분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고 있다. 잔잔한 바람으로 미시건 호수의 물결과 코스는 잠잠했지만 스피스의 샷은 뜨거웠다.
스피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쾰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장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6언더파가 된 스피스는 기상악화로 2R 경기가 순연된 가운데 공동 7위에 자리했다. 9언더파 공동선두 제이슨 데이, 매트 존스(이상 호주)과는 3타 차다. 이로써 스피스는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3개 대회 모두 싹쓸이 하는 '아메리칸 슬램'의 기회를 잡았다.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 등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역사적인 대기록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한 스피스는 “메이저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기회를 잡았다. 충분한 아드레날린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극도의 긴장감을 즐기고 이겨내왔던 22세의 청년은 특유의 침착하고 단호한 어조로 자신을 채찍질하겠다 했다. 스피스는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언더파 공동 28위)와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차세대 황제 등극을 위한 대관식도 준비하고 있다.
드라이브 샷이 썩 좋지 않았지만 스피스는 영리한 코스 매니지먼트과 놀라운 집중력으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스피스는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1개를 기록했다. 특히 악마의 홀로 악명이 높은 18번 홀(파4)에서 멋진 벙컷 샷으로 버디를 솎아냈다. 세컨드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떨어졌지만 스피스는 13m 거리에서 기가 막힌 벙커 샷을 선보인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후 스피스의 플레이는 더 견고했다. 1번 홀과 3번 홀 버디에 이어 6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치고 올라갔다. 한때 6언더파 공동선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히려 막판에 타수를 더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5m 버디가 홀컵 앞에서 멈춰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등 퍼트가 조금씩 짧았다. 스코어는 좋았지만 스피스의 장기인 면돗날 퍼트가 그다지 빛나진 않았던 하루였다.
한 시즌 메이저 3승을 기록했던 타이거 우즈(2000년)와 벤 호건(1953년)의 경우 54홀이 끝났을 때 적어도 선두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스피스도 3라운드에서는 더 좋은 위치에 올라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드라이브 샷의 정확도를 좀 더 높여야 한다. 스피스는 1, 2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정확도가 57%에 그치고 있다. 그는 “오늘 같은 플레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드라이브 샷을 좀 더 잘 해야 하고 퍼트도 나아져야 한다. 이 두 가지 과제가 이번 주말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3, 4라운드에서는 핀 위치가 보다 어려워질 것이고 그린은 더 딱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