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미사일 롱게임, 스피스 면돗날 퍼터
08.11 15:33

세계랭킹 1, 2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와 조던 스피스(22.미국)가 13일 밤(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쾰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남자 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격돌한다.
차세대 황제를 향한 두 선수의 판도가 이 대회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올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비교적 무명으로 우승한 스피스는 US오픈에서 또 우승함으로써 랭킹 1위 매킬로이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디 오픈이 두 선수의 충돌 무대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매킬로이가 축구를 하다 발목을 다치면서 무산됐다.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을 복귀 무대로 삼았다. 성급한 복귀라는 일각의 의견이 있지만 “발목이 100%”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스피스는 “디 오픈 마지막 두 홀에서 놓친 우승컵을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만회하겠다”고 했다.
롱게임에서 로리 매킬로이만한 선수는 없다. 마음먹으면 드라이버로 날아가는 거리만 350야드를 친다. 지난해 디 오픈, PGA 챔피언십에서 그렇게 경기해 우승했다. 디 오픈에선 타이거가 무서워한 벙커들을 그냥 넘겨 버렸다.
매킬로이가 스피스보다 멀리 치면서도 적중률이 높은 것은 놀랍다. 아이언도 매킬로이는 스피스에 비해 훨씬 멀리 또, 높이 친다. 공을 높이 띄울수록 딱딱한 그린에서 공을 세우는데 유리하다. 그래서 매킬로이는 전체 평균에 비해 롱게임으로 라운드 당 2타를 번다. 4라운드로 계산하면 평균 보다 8타를 버는 셈이다.
이 막강하면서도 정교한 미사일 같은 롱게임을 가진 매킬로이는 종종 압승을 거둔다.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 8타 차로 이겼다. 스피스가 롱게임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매킬로이에 비하면 뱁새다.
그린 위에 가면 스피스가 매킬로이를 압도한다. 퍼트에서 스피스는 평균에 비해 라운드 당 0.6타 정도 잘 친다. 라운드 당 매킬로이에 비해 0.43타 앞선다. 두 수치를 합치면 스피스가 2.26타로 매킬로이의 2.17보다 우위다.
그 자신이 매우 뛰어난 퍼터인 이언 폴터(39.잉글랜드)는 로이터 통신에 “스피스는 현재 통계적으로 최고이며 아마 역대 최고일 수도 있다”고 했다. 스피스와 경쟁자들의 가장 큰 차이는 중거리 퍼트 능력이라고 폴터는 봤다. 그가 주목한 거리는 7.5m다. 폴터는 “그 거리는 경기가 잘 될 때 주로 하게 되는 (버디 퍼트) 거리다. 스피스의 성공 확률은 놀랄만하며 모두가 그런 퍼트를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PGA 투어에서 6m~7.5m에서의 퍼트 성공률이 28.8%로 1위다.
중장거리 버디 찬스를 잡았을 경우 스피스는 4분의 1이상 넣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 홀 1퍼트 확률은 스피스가 44%로 1위다. 매킬로이도 워낙 홀 가까이에 붙여 1퍼트 성공률이 높은데 스피스에 비하면 7% 낮다. 라운드당 퍼트 수에서도 스피스가 매킬로이에 비해 1.5타 정도 적다.
스피스는 1.2~2.5m 거리 퍼트에서 약점이 있다. 넣으면 당연한 것이고 못 넣으면 기분 나쁜 애매한 이 거리에서 성공률이 66%에 불과하다. 매킬로이는 76%다. 그러나 중장거리 퍼트에서는 스피스가 최고다. 다른 선수들이 붙이려 할 때 스피스는 넣으려 한다. 5m가 넘는 거리에서 스피스는 매킬로이에 비해 2배 정도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스피스는 홀당 평균 퍼트 수에서도 1.69로 1위이며 라운드당 퍼트 수에서도 27.7로 역시 1위다. 스피스는 먼 거리 퍼트시 홀에 두 번째로 가까이 붙인다. 정신력은 스피스의 장점이다. 스피스는 골리앗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공을 멀리 치는 선수가 리더 보드 위에 있으면 더 도전 정신이 생긴다. 그들을 무서워해 본 적이 없고 그들 보다 더 빨리 홀에 공을 집어 넣을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스피스가 좋아하는 사냥감은 공을 멀리 치는 더스틴 존슨과 버바 왓슨, 로리 매킬로이 같은 선수다.
스피스는 보기를 하고 나서 다음 홀에서 버디 잡으며 반등하는 확률이 27.6%다. 매킬로이(1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스피스는 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스피스는 압박감이 심한 최종라운드 성적이 좋다. 4라운드에서 스피스와 매킬로이의 평균 퍼트 수 차이는 2.5로 벌어진다. 스피스는 역전승을 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매킬로이는 날씨 탓 등을 가끔 한다. 스피스는 불리한 조건과 싸우는 것도 골프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을 만났을 때 매킬로이는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