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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Solider’s Story, 금빛 담금질 시작한 상무 대표팀

08.10 18:10

“다른 대회는 개인전 목표가 가장 중요하지만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단체전도 중요하다.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군인 정신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사진작가]

오는 10월 2일 경북 문경에서 개막되는 제 6회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할 남자 상무 대표팀 엔트리가 최종 확정됐다. 허인회, 맹동섭, 방두환, 박현빈, 김남훈, 함정우 등 6명이다. 한국 대표팀의 전력은 출전국 중 최강이다. 목표도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에 걸린 메달 싹쓸이를 바라보고 있다. 문경에 위치한 국군 체육부대에서 무더위도 잊은 채 담금질을 하고 있는 상무 대표팀의 내일은 금빛이다.



▶체력은 국력

군 입대 전 허인회의 별명은 ‘게으른 천재’였다.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 투어에서 2승을 했지만 ‘연습을 하지 않은 선수’로 통했다. 그러나 군 입대 후 허인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웃음기는 싹 사라졌고, 건들건들했던 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허인회는 “‘게으른 천재’같은 것은 군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군 입대 전에 비해 달라진 생활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군대에서는 명령에 따라야 한다”며”고 했다.

상무 골프단은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위해 한시적으로 만들어졌다. 개최국은 24개 전 종목에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상무 소속의 골프 선수를 선발했다. KGT 코리안 투어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은 출전국 중 가장 전력이 막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인회는 군 입대 뒤 골프를 시작한 뒤 가장 많은 체력 훈련 소화했다. 비시즌에는 하루 3시간 이상, 시즌 중에도 짬이 날 때마다 체력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달라진 모습을 바탕으로 지난 4월 KGT 코리안 투어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해 화제가 됐다. 허인회는 “군대에서는 무조건 명령에 따라야 한다. 우승을 하라면 우승을 하고 연습을 하라면 연습을 하면 된다.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무조건 복종할 뿐”이라고 했다.



▶골프 인생의 교두보

박현빈(왼쪽)과 맹동섭(가운데), 방두환(오른쪽)은 스물여덟 동갑내기다. KGT 코리안 투어에서 활동할 당시에도 절친했던 셋은 군대에서 한 솥밥을 먹으면서 전우애까지 깊어졌다. 이중 방두환은 골프단 중 가장 고참이다. 지난 해 초 군에 입대한 상병으로 제대까지 불과 3개월 여가 남았다.

방두환은 군 입대로 골프 인생이 달라졌다. 2013년 말 투어 카드를 잃은 방두환은 지난 해 초 입대해 조교로 복무해왔다. 그러다 상무 골프단에 합류했고 올 시즌 KGT 코리안투어에 상무 소속으로 출전하면서 한 차례 톱 10에 들었다. 방두환은 “군대에 와서 클럽을 잡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운 좋게 상무에 합류했다. 1부 투어에서 다시 잘 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꾸준한 성적을 냈다. 군 생활이 골프 인생의 교두보가 됐다”고 했다.

일병인 맹동섭과 박현빈에게도 군 복무는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맹동섭은 군 입대 뒤 규칙적인 생활로 몸이 좋아졌다. 맹동섭은 “골프는 철저한 개인 운동이지만 상무에 입대한 뒤 생각이 달라졌다. 단체전이라는 경기를 처음 해보면서 배려와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박현빈은 군 생활을 통해 더 강한 남자로 거듭나고 싶어 한다. 2009년 KGT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박현빈은 지난 해 상금랭킹 75위로 가장 부진한 해를 보낸 뒤 입대했다. 군 생활 동안 그의 목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강해지는 것이다. 박현빈은 “평가전도,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도 모두 처음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면 더 강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메달을 향한 질주

스물한 살 동갑내기 김남훈(왼쪽)과 함정우는 팀 내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선수들이다. 지난 해 프로 전향을 앞뒀던 이들은 시드전 대신 군 입대를 택했다. 김남훈과 함정우는 팀 내에서 나이가 가장 어리지만 세계군인체육선수권대회같은 국제 대회 경험은 오히려 풍부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대회에 나갔던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함정우는 “지난 해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치렀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김남훈과 함정우는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 씻고 싶어 한다. 김남훈은 “세계군인체육대회가 6회 째지만 골프 종목에는 첫 출전이고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정우도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내가 된다면 더 없이 기쁠 것”이라고 했다.

금메달을 향한 김남훈과 함정우의 하루는 훈련으로 시작해 훈련으로 마무리된다. 오전 5시 30분 기상해 7시에 점호를 마친 뒤 1시간 동안 스트레칭과 2km 구보를 한다. 아침 식사 후에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9시30분부터 점심까지 체력훈련으로 몸을 만든다. 오후 2시30분부터 6시까지는 연습장에서 샷을 점검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개인 훈련 등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함정우는 “훈련은 고되지만 군 입대 전에 비한다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훨씬 덜하다. 골프가 더 재밌어졌다”고 했다.



▶전우이자 경쟁자

한국팀은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5개,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은 5위였지만 개최국의 자존심을 걸고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골프 종목의 선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세계군인체육대회 남자 골프 종목에 걸린 금메달은 2개.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눠 치러지며 한국팀은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 등 남자 골프에 걸린 2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전 금, 은, 동을 다 따내는 시나리오도 내심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6명의 선수는 4일간 스트로크 플레이를 치러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을 가리며 단체전은 상위 4명의 성적을 합산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최종 평가전은 본 대회만큼이나 치열했다. 총 3차례의 평가전을 거치면서 국가대표 출신 함정우가 1위, 맹동섭과 박현빈이 2,3위를 했다. 허인회는 4위, 김남훈과 방두환이 5,6위에 올랐다. 허인회는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전에서는 같은 한국 선수끼리의 우승 경쟁”이라고 말했다. 평가전을 1위로 통과한 맹동섭은 “다른 대회는 개인전 목표가 가장 중요하지만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단체전도 중요하다.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군인 정신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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