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존슨의 메이저 트라우마
07.20 03:11

더스틴 존슨은 18일 벌어진 디 오픈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도 언더파를 쳤는데 점수를 줄이기에 매우 좋았던 3라운드에서는 3타를 잃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다섯 개 메이저대회에서 첫 두 라운드에서는 합계 31언더파를 쳤다. 3, 4라운드에서는 합해서 31오버파다. 최근 5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는데 우승을 못했다. 한 두 번은 했어야 했다.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치며 선두에 올랐던 존슨은 걱정했을 것이다. 3라운드부터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나쁜 일이 일어났다.
1, 2번 홀에서 존슨의 샷은 아름다웠다. 두 홀 모두 쉬운 버디 기회를 잡았다. 넣지 못했다. 경기는 계속 풀리지 않았다. 길고 똑바른 드라이버를 가지고 있는 존슨은 파 5인 5번 홀은 식은죽 먹기였다. 1라운드 이글, 2라운드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는 드라이버가 빗나가는 바람에 가까스로 파를 했다.
바람은 없었고 그린은 부드러워 모두가 점수를 줄이는데 존슨만 제자리걸음이었다. 5번홀까지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한 선수는 컷통과 76명 중 손에 꼽을 정도였다. 존슨도 그 중 하나였다. 1, 2라운드에서 존슨은 5번홀까지가 버디 낚시터였다. 6언더파를 쳤다. 3라운드에서는 얻은 게 하나도 없었다.
존슨은 7번 홀에서는 웨지로 뒤땅을 쳐서 그린에 올리지 못해 보기를 하면서 오히려 한 칸 밀렸다. 다른 선수들이 마구 타수를 줄이고 있었기 때문에 존슨의 순위도 밀렸다.
그는 15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았다. 그린 밖에서 한 퍼트가 들어갔다. 약간의 행운이었다. 그러나 3라운드의 악몽은 행운을 용납하지 않는 듯 했다. 존슨은 다음 홀 두 홀에서 모두 벙커에 들어가면서 보기를 했고 마지막 홀에서도 1m 정도 되는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마지막 3개 홀에서 3타를 잃으면서 75타로 이날을 마감했다. 중간합계 7언더파로 선두와 5타차 공동 18위까지 밀려났다.
지난 7개 메이저대회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선수가 모두 우승했다. 존슨은 2라운드까지 선두였다. 그가 우승할 가능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존슨은 2010년 US오픈, PGA 챔피언십, 2011년 디 오픈, 올해 US오픈 등에서 우승 기회를 잡고 우승을 못했다. 특히 올해 US오픈에서는 마지막 홀에서 3퍼트를 하면서 우승컵을 조던 스피스에게 넘겨줬다.
존슨의 골프 기술은 최고다. 그러나 메이저대회에서는 그의 뒷다리를 잡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 그가 최종라운드 어떤 경기를 할지 주목된다.
세인트 앤드루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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