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현지 적응 없어 디오픈 우승 가능성 줄어” 폴 맥긴리
07.08 16:04
스코틀랜드 애딘버러 인근 이스트 로시언에 있는 걸린 링크스. 2013년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린 뮤어필드 골프장과 담장을 함께 쓰는 곳이다. 바다를 건너면 골프의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 앤드루스로 갈 수 있다. 주위에 있는 유명한 골프장만큼 걸린 링크스 자체도 멋지다. 올해는 디 오픈 챔피언십의 전초전인 애버딘 에셋 스코티시 오픈이 열린다. 선수들로 북적대고 있다.
올해 화제의 주인공은 조던 스피스다.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그랜드슬램에 절반 다가섰다. 시즌 세 번째이자 가장 오래된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은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더 탐이 날 것이다.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의 발목 부상 때문에 스피스의 우승 가능성은 더 커졌다. 도박사들은 배당률을 1-6에서 2-9로 내렸다. 스피스가 우승할 경우 베팅한 돈의 6배를 주는 것이었는데 4.5배로 내린 것이다.
그러나 스피스는 걸린 골프장에 오지 않았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 참가했다.
지난해 유럽 라이더컵 승장으로 이름을 날린 폴 맥긴리(아일랜드)는 “일부 선수들이 디 오픈을 앞두고 곳에 오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언 폴터에 이어 위스키 회사인 발렌타인 클럽의 홍보대사 자리를 맡은 그는 대회장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스피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미켈슨이 2년 전 스코티시 오픈에 나와서 코스 및 날씨 등에 적응한 후 디 오픈에서 우승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중요한 고비를 앞두고 스피스가 이 곳에 오지 않은 것을 돌려 말한 것이다.
디 오픈은 미국 선수들에게는 낯선 링크스에서 열린다. 그래서 여러 선수들이 디 오픈 직전 영국으로 건너와 대회를 준비한다. 유럽 선수들은 물론, 필 미켈슨과 리키 파울러, 매트 쿠차, 지미 워커 등 미국 선수 일부도 온다. 미국 동부 기준으로 5시간이 되는 시차 적응은 물론, 기후, 코스에 맞추기 위해서다. 메이저 3연속 우승을 한 벤 호건은 1953년 2주 전 영국으로 와서 적응을 했다.
스피스가 나간 존 디어 클래식은 상금도 적고 출전 선수의 수준도 별로 높지 않지만 스피스에게는 의미가 있는 대회다. 대학 1학년 때 그를 처음 초청해준 대회이고 1년 후 첫 우승한 대회이기도 하다. 그 우승으로 투어 시드가 없던 스피스가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스피스가 톱 스타가 되는데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스피스는 “존 디어 클래식에 참가하는 건 의리 때문은 아니다”라고 했다. 우승 경쟁을 하면서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강점이 무엇인지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디서 경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했으며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세인트앤드루스 전까지 충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피스의 이 결정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맥긴리 이외에도 몇몇 전문가가 의문을 제기했다. 스피스는 링크스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폴 맥긴리는 “스피스가 퍼트를 매우 잘 하기 때문에 그린이 큰 올드 코스에서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적응이 부족해 우승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돌려 말했다.
한편 안병훈은 9일 열리는 스코티시 오픈 1라운드에서 한국 시간 오후 9시 빅토르 드뷔송(프랑스), 스티븐 갈라허(스코틀랜드) 등 유럽 스타들과 한 조에서 경기한다. 양용은은 30분 후 앤디 설리반 등과 함께 티오프한다.
대회에는 저스틴 로즈, 이안 폴터, 루크 도널드, 그레이엄 맥도웰, 미겔 앙헬 히메네즈 등도 참가한다. 디 오픈의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들 중 최종 순위 상위 3명에게 ‘디 오픈’ 직행 티켓을 부여한다. 상금은 325만 파운드, 한화 약 57억 원이다.
JTBC 골프가 1~2라운드를 7월 9일(목)~10일(금) 오후 6시 30분에, 3라운드와 마지막 라운드를 11일(토)~12일(일) 밤 10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스트 로시언(스코틀랜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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