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군산CC오픈 우승, 스타 기근 해소할 새별
06.28 16:18

이수민이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 투어 군산CC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수민은 28일 전라북도 군산의 군산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4언더파로 2위 이지훈을 2타 차로 제쳤다.
이수민은 스타 기근에 허덕이는 남자 프로골프계에 보물과 같은 존재다. 11세 때 골프를 시작해 아마추어 무대에서 20승을 거뒀고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다.
국가대표였던 2013년에는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우승을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3라운드에서 기록한 62타를 KGT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에 주목하면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프로 전향을 희망한 이수민에게 2년 간의 시드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해에 고난의 시간을 겪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이수민은 "압박감이 너무 커서 선발전을 망쳤다. 이후에는 목표를 잃은 사람처럼 지냈다. 대회에 출전하는데에 별다른 의미가 없었고 대충 쳤다"고 했다.
흔들렸던 이수민을 잡아준 것은 아버지 이정열씨였다. 스키 선수 출신으로 지도자(한국스키지도자연맹 이사)로 활동 중인 이씨는 아들에게 '시련을 겪은 새가 더 높이, 멀리 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수민은 "아버지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같은 종목은 아니지만 운동 선수의 생활을 했던 아버지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지난 해 말 하루 3~4시간의 퍼팅 연습에 매달린 이수민은 혹독한 체력 훈련으로 몸을 불렸다. 2년 전 이 대회 우승 때만 해도 하얀 얼굴의 앳된 소년이었지만 검게 그을린 근육질의 몸으로 거듭났다.
최종 라운드는 올 시즌 대회 중 가장 우승 경쟁이 치열했다. 선두에 4타 차 우승 가능권까지 무려 21명의 선수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9언더파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이수민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냈다. 15번홀(파4)에서 5m 버디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고 17번홀(파3)의 3m 버디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수민은 "2년 전의 우승이 얼떨결에 온 것이라면 이번 우승은 정말 간절히 바란 것이었다. 해이해지지 말고 더 정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우승 상금은 1억원. 신장 1m 80cm, 군더더기 없는 스윙과 깔끔한 마스크를 한 이수민은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계의 새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KGT 상금왕에 올랐지만 2013년 이후 슬럼프에 빠진 김비오는 10언더파 공동 4위로 2년 9개월 만에 첫 톱 10에 들었다.
군산=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