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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8년 고생 김태훈, 이번에는 퍼트 입스?

06.26 13:35

김태훈이 군산CC오픈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면서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KPGA]

'이번에는 퍼터 입스 증상을 극복해라.'

장타자 김태훈에게 떨어진 과제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태훈은 8년간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했다. 이름까지 개명하며 입스 극복에 애를 썼던 김태훈은 2013년 마침내 부활에 성공하며 KPGA 코리안투어 스타로 떠올랐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김태훈은 지난해 무승에 이어 올해도 아직까지 성적이 좋지 않다. 퍼트 입스 증상이 찾아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26일 군산CC오픈 2라운드가 열리고 있는 군산 골프장에서 만난 김태훈은 “쇼트 퍼트가 불안하다. 입스와 비슷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쇼트 퍼트할 때 불안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어드레스를 할 때 스트로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증상이다. 입스와 같은 공포증이라 연습양을 늘인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입스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김태훈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는 “스트로크는 나쁘지 않게 된다. 마음에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해서 해야할 것 같다. 명상까지는 아니지만 좋았던 샷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태훈은 입스 극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여 중간합계 4언더파 공동 14위다. 8언더파 선두 김병준과는 4타 차다. 전주 출신인 김태훈은 친숙한 군산 골프장에서 시즌 첫 승을 노리고 있다. 김태훈은 7번 홀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아쉽게 놓쳤지만 8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뒤 비슷한 거리의 파 세이브를 깔끔하게 해냈다. 그리고 마지막 9번 홀에서 8m 거리의 롱퍼트를 집어 넣으며 버디로 마무리했다. 김태훈은 “정말 오랜 만에 롱퍼트를 성공시킨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집 근처라 힘을 실어주는 응원단도 많다. 1~2라운드에서 팬클럽 회원들이 따라다니면서 김태훈에게 힘을 불어 넣어줬다. 김태훈의 공식 팬클럽 회원은 360여 명 정도란다. 그는 “아무래도 자주 연습을 해왔던 곳이고 많이 플레이를 했던 곳이라 코스를 잘 알고 친숙한 느낌이 있다. 오늘은 50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가서 잘 쉬고 3~4라운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 2경기에서 톱10 2번을 기록했던 김태훈은 최근 2개 대회에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며 모두 컷 탈락했다. 그러나 군산CC오픈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전체적인 샷감은 나쁘지 않기에 퍼트를 좀 더 자신 있게 한다면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한편 김태훈은 군산 골프장 정읍코스에 있는 파7(1004m)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길이 때문에 ‘천사홀’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홀에서 김태훈은 가볍게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오래 전에 딱 1번 쳐본 기억이 있다. 드라이버로 티샷을 치고 페어웨이 우드로 2번을 친 뒤 6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려서 이글인가 버디를 낚았다”고 말했다.

군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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