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 허인회 추격 뿌리치고 10년만에 우승
06.07 15:46

이태희(31)가 7일 경기도 여주 360도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 투어 넵스 헤리티지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1오버파 72타, 최종합계 16언더파로 2위 허인회를 2타 차로 제쳤다. 2006년 코리언투어에 데뷔한 이태희는 열 번째 시즌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사흘 동안 신들린 듯 공을 친 이태희는 3라운드까지 17언더파로, 9타 차 선두였다. 우승은 떼놓은 당상이고 새로운 기록도 기대됐다. 그가 6타를 더 줄일 경우 코리안 투어 역대 최소타 기록(263타, 이승호, 2009년 삼성베네스트오픈)을, 7타를 줄일 경우 언더파 기준 최소타 기록(-23, 세르히오 가르시아, 2002년 한국오픈)을 바꾸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64타, 67타, 65타를 차례로 기록한 그의 샷감이라면 가능할 듯도 했다. 이태희는“KPGA 코리안 투어 각종 기록을 모두 깨고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골프는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이태희는 전날과 달랐다. 전반 보기 하나와 버디 하나로 한 타도 줄이지 못하고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오히려 한 타를 잃었다.
군인이 쫓아왔다. 올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7타차를 뒤집고 역전우승한 상무의 허인회 일병이다. 이태희에 10타 뒤에 처져 있어 승부와는 전혀 관계 없을 걸로 예상됐으나 허인회는 그냥 부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허인회는 전반 5타를 줄이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후반 들어서도 15번까지 2타를 더 줄였다. 이태희가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타수 차는 2로 줄었다. 사정권이었다.
마지막 홀 이태희의 티샷이 러프쪽으로 날아가는 듯 했는데 살짝 페어웨이로 들어왔다. 게다가 앞 조 허인회의 18번홀 버디 퍼트가 홀 옆으로 지나가면서 이태희의 숨통이 트였다. 이태희는 마지막 홀에서 파를 하면서 두 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선수들은 모두 오버파를 쳤다. 김성윤은 2타를 잃었고 이태희와 서형석은 1타씩을 잃었다. 이태희는 전날 벌어 놓은 점수 때문에 우승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이태희는 루키이던 2006년 상금랭킹 81위를 했다. 그러나 꾸준히 성적을 끌어올려 지난해 상금 순위 6위까지 올라갔다. 이제 정상권에 다 왔고 7일 그 첫 열매를 먹었다.
남부 골프 연습장에서 이태희와 함께 훈련하는 박준원은 “식사를 할 때도 다리에 밴드를 끼우고 연습을 하고 아침에 라커룸에서도 운동을 하는 헬스 중독”이라면서 “가장 열심히 훈련을 하는 우승을 꼭 해야 할 선수가 우승을 했다”라고 말했다.
여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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