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두 이태희 "우승하면 팬티 세리머니하겠다"
06.05 17:29

이태희가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 투어 넵스 헤리티지에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태희는 5일 경기도 여주 360도골프장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1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샷감은 뜨거웠다. 보기는 1개도 없었고 4개의 버디는 모두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에서 나왔다. 이태희는 "티샷이 잘 됐고 아이언 샷도 좋았다. 2라운드에서는 바람이 다소 세 바람을 이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2006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태희는 새까만 선글라스가 트레이트 마크인 선수다. 조각같은 미남형 외모지만 선글라스 속에 눈을 숨긴 탓에 그의 얼굴을 잘 아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는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선글라스를 벗었다. 이태희는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자주 쓰다보니 습관이 됐다. 그래서 선글라스를 벗으면 못 알아보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프로 데뷔 후 첫 두 해를 제외하고 상금랭킹 20~30위권대 선수였던 이태희는 2012년부터 좋아졌다. 2012년 상금랭킹 14위, 2013년에는 19위를 했다.
지난 해에는 상금랭킹 6위로 투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에도 상금랭킹 7위다. 그러나 2위만 세 차례 했을 뿐 아직 우승이 없는 게 마음의 짐이다. 이태희는 "가끔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데 그런 점만 보완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틀 동안 큰 실수가 없었는데 남은 라운드에서도 실수를 하지 않는 게 목표다. 빨리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10년이나 미뤄왔던 우승을 하는 그날을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도 계획하고 있다. 이태희는 "남자 투어의 침체에 대해 걱정이 많다. 야구나 축구에서 선수들이 한 것처럼 팬티 차림으로 그린 위에서 세리머니를 하겠다. 화끈한 팬 서비스로 팬들이 더 많이 경기장을 찾게 하고 싶다"고 했다.
10언더파 단독 2위는 고교생 골퍼 서형석이 올랐다. 고등학교 3학년인 서형석은 국내 남자 투어 최연소 선수다. 그러나 이날만 7타를 줄이면서 형님보다 나은 아우의 샷을 보여줬다.
JTBC골프에서 대회 3라운드를 6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여주=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