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웨딩 사진 장소에서 챔피언 퍼트
06.01 16:46

'결혼 사진 찍은 곳에서 우승.' 이보다 더 특별한 장소가 있을까.
스티븐 보디치(호주)가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 리조트TP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대회에서 18언더파로 4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보디치는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수확했다.
보디치는 지난 2011년 9월10일에 대회가 열린 포시즌스 리조트TPC 18번 홀에서 결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1351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와이프 아만다와 함께 우승 사진을 찍으면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결혼식장에 온 하객 중 50명이 이번 대회에서 보디치를 따라다니며 힘을 불어 넣어줬다. 그들의 응원 덕분인지 보디치는 여유 있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보디치에게 텍사스는 운명과도 같다. PGA 투어 첫 승도 지난해 3월 텍사스 오픈에서 수확했다. 텍사스는 와이프인 아만다의 고향이기도 하다. 우연히 던진 다트가 인생 향방을 바꿨다. 방황하던 보디치는 10년 전 지도를 향해 다트를 던졌다.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했던 그는 다트가 꽂힌 텍사스로 향했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그곳에서 인생의 반려자도 만났고, 골프 인생의 꽃도 피웠다. 보디치는 현재 텍사스의 플라워 마운드에 가까이 살고 있다.
2001년 PGA 투어에 데뷔한 보디치는 수년간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경력이 있다. 지난해 심한 우울증을 털어내고 우승하면서 주목을 끌었던 바 있다. 보디치는 텍사스에 터를 잡고 아내를 만난 뒤 인생이 잘 풀리고 있는 셈이다.
지미 워커, 찰리 호프먼 등이 14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텍사스 출신인 조던 스피스는 고향땅에서 7언더파 공동 30위로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의 박성준은 5언더파 공동 39위를 차지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