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도와준 가위손 박효원, 4타 차 선두
04.25 17:10

가위손의 아들이 리드를 늘렸다.
KPGA 코리안 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박효원(28)이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기대하게 됐다. 1라운드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공동 선두에 올랐던 박효원은 2라운드에 3타를 줄여 1타 차 단독선두가 되더니 3라운드에서는 2타를 줄여 타수 차이를 4로 늘렸다. 25일 경기 포천의 대유 몽베르 골프장에서 벌어진 3라운드에서다.
박효원은 중간합계 10언더파, 2위 박준섭(23)은 6언더파다.
3라운드지만 마지막 조의 압박감은 만만치 않았다. 바람도 불어 함께 경기한 이호수는 4타, 모중경은 7타를 잃으면서 미끄러졌다. 박효원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경기했다. 덫이 있는 곳은 돌아가면서 1, 2라운드 버디를 잡았던 행운의 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7번홀에서 또 버디를 했다. 파 5인 14번 홀에서는 2온에 성공해 쉬운 버디를 잡아냈다.
위기는 있었다. 13번 홀에서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고, 15번 홀에서는 이른바 제주도 온으로 파세이브가 만만치 않아보였는데 점수를 잃지 않았다. 17번 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다. 함께 경기한 모중경이 비슷한 곳에서 퍼트를 했는데 오른쪽으로 빠져나가 왼쪽으로 쳤는데 역시 그냥 지나갔다.
18번 홀에서 커다란 행운이 그를 도왔다. 티샷이 왼쪽 숲 OB지역으로 날아갔다. 나무에 맞고 페어웨이로 내려왔다. 이 홀에서 파를 잡으면서 4타 차 리드를 지켰다.
2타 차와 4타 차는 완전히 다르다. 2타는 사정권이다. 미국 골프 채널에 따르면 올 2월15일까지 지난 2시즌 동안 2타 차 선두였던 12명 중 우승을 한 선수는 4명으로 33%에 불과하다. 4타 이상은 7번 중 6번이 우승했다. 86%가 우승한 것이다.
그렇다고 우승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6타 차 선두도 뒤집어지는 것이 골프다. 1996년 마스터스에서 그레그 노먼이 닉 팔도에게 당했다. 한국에서는 2010년 한국오픈에서 노승열이 5타 차 선두로 출발했으나 10타 뒤에 있던 양용은에게 잡힌 적이 있다.
2위 박준섭은 투어 2년차 유망주다. 어릴적 쇼트트랙 선수를 해서 하체가 좋아 3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를 날리고 아이언도 좋다. 쇼트게임이 최고수는 아니지만 최근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와 지지난해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한 번은 무너졌고 한 번은 그냥 버티는 수준이었다. 박진섭은 “두 번 경험을 했으니 이번에는 달라질 것이다. 역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섭과 동갑인 이상희가 5언더파 3위다. 이경훈, 황중곤, 허인회 등이 뒤를 이었다.
포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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