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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 시대? 아직 황제는 로리 매킬로이

04.13 09:13

로리 매킬로이와 조던 스피스는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진정한 최고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던 스피스의 우승으로 끝난 US오픈에서 스타는 스피스 뿐만은 아니었다. 현기증 속에서 톱 10에 든 제이슨 데이와 16번홀까지 선두를 지켰던 브렌든 그레이스, 마지막 홀에서 3퍼트로 우승을 날린 더스틴 존스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막판 선두 경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로리 매킬로이도 화제의 중심이었다. 3라운드까지 지독한 퍼트 부진 때문에 처져 있던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3번 홀까지 6타를 줄였다.

매킬로이 이외에는 할 수 없는 샷들이 나왔고 퍼트감이 따라주기 시작하자 난코스를 정복했다. 그린이 울퉁불퉁하다는 선수들의 불평불만으로 가득했던 체임버스 베이 골프장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14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들어가고 15번홀 보기를 하지 않았다면 매킬로이는 선두권 선수들을 강력히 위협하고 그들을 무너지게 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매킬로이는 이후 2타를 잃어 공동 9위로 끝났다. 브로콜리 같다는 그린이 다시 그의 퍼트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은 보여줬다. 어려운 코스에서 언더파를 기록했고 존재감도 확실히 보여줬다.

미국 언론은 미국 선수 스피스에 환호하고 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스포츠 주간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로 표지에 실었다. 조던 스피스의 그랜드슬램을 기대하는 뜻에서 스피슬램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스피스가 마스터스와 US오픈을 같은 해에 제패했다면서 이전에 이를 이뤘던 타이거 우즈(2002년), 잭 니클라우스(1972년), 아널드 파머(1960년)와 벤 호건(1953, 1951년), 크레이그 우드(1941년)와 동급에 놓고 있다.

그러나 조던 스피스의 메이저 2연승에도 불구하고 세계랭킹 1위는 로리 매킬로이다. 황제는 매킬로이라는 말이다.

매킬로이는 시즌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에서도 4위를 했다. 역시 이런 저런 불운 속에서도 톱 10에 들어가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메이저 우승 수는 매킬로이가 4승, 스피스가 2승이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현재 4대 메이저 우승 트로피는 매킬로이와 스피스가 두 개씩 가지고 있다. 두 선수는 쌍두마차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디 오픈 챔피언십은 골프의 성지인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다. 여기서 스피스가 우승한다면 황제는 바뀐다. 그러나 아직 매킬로이는 강하다.

매킬로이는 드라이버 거리가 평균 305야드로 스피스(291야드)보다 길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67%로, 스피스(62%)보다 높다. 드라이버를 이렇게 멀리 똑바로 치는 선수는 없다.

아이언도 매킬로이를 따라갈 선수는 없다. 그린 적중률 70.9%로 역시 스피스(67.8%) 보다 뛰어나다. 롱게임에서 매킬로이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라운드 당 2타를 줄인다. 1등이다. 매킬로이는 1.615타로 3위다.

그린에서는 스피스가 낫다. 퍼트로 일반 선수들 평균에 비해 0.5타를 번다. 4라운드로 하면 2타다. 매킬로이는 라운드당 0.17타로 4라운드로 치면 0.68타를 번다.

평균 타수는 스피스(68.9)가 매킬로이(69.1)가 낫다. 평균 타수 68은 대단한 기록이다. 타이거 우즈급이다. 그러나 우즈는 어려운 대회 위주로 나갔고 스피스는 쉬운 대회도 많이 참가했다는 차이가 있다. 매킬로이는 어려운 대회 위주로 참가했다.

매킬로이는 가장 뛰어난 드라이버다. 스피스는 웨지와 퍼터의 마술사다. 스피스가 먼저 메이저 2승을 했지만 아직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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