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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메인스폰서 생긴 김태훈 "동료들 부러웠어요"

03.11 08:05

2013년 상금랭킹 4위에 오르고도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던 김태훈. 그는 "그동안 스폰서가 있는 선수들이 많이 부러웠다. 스폰서가 생겨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사진 JDX 제공]

"스폰서가 있는 동료들이 많이 부러웠어요. 그래서 뭐라 말할 수 없이 기뻐요."

10일 의류 브랜드인 JDX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김태훈은 무시무시한 장타를 치는 선수답지 않게 내내 싱글거렸다. 김태훈은 "스폰서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지난해에는 머리 앞쪽에 아무 것도 없는 흰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사실 많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지난해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2013년 보성CC 클래식에서 우승해 상금랭킹 4위에 오르고도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스폰서 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그였으나 남자 프로 후원이 뚝 끊기면서 무적 신분으로 1년을 보냈다.

시즌 초에는 바꾼 클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반기에 페이스를 끌어올려 몇 차례 우승 경쟁을 했지만 번번이 미끄러졌다. 상금랭킹 16위로 시즌을 마친 김태훈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했다. 나나 주위의 기대치는 높은데 마음대로 안 되니까 계속 화가 났다. 서두르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김태훈은 지난 겨울 해외 전지 훈련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즌 중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을 가졌고, 체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김태훈은 "생각을 많이 했고, 준비도 많이 했다. 외국에 나갔을 때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했다.

새 스폰서를 만나면서 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김태훈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2007년 잠깐을 제외하고는 줄곧 메인 스폰서가 없었다. 당시는 무명 신인에 성적도 나지 않아 웬만한 선수의 서브 스폰서 계약금보다도 받지 못했다. 때문에 사실상 이번이 첫 메인 스폰서 계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훈은 "스폰서의 존재가 선수에게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그동안 스폰서가 있는 동료들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 내 처지와 비교도 됐는데 이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 든든한 스폰서와 함께 시즌 3승을 노리고 있다. 상금왕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김태훈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눈이 많아져 더 즐겁기도 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든다. 차근차근 우승을 하다보면 상금왕, 대상같은 타이틀도 따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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