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데뷔 김하늘,스카이 킴으로 이름바꾸고 새 출발
03.06 08:32

“아직은 초청 선수로 대회에 나온 기분이에요.”
6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골프장에서 개막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일본 투어 데뷔전을 앞둔 김하늘은 얼떨떨해 했다. “물론 설레죠. 하지만 데뷔전이라는 생각보다는 초청받아 나온 느낌이에요. 아직은 잘 실감이 안나요. 몇 개 대회는 해봐야 실감이 날 것 같아요.”
김하늘은 지난 해 J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13위로 통과해 투어 카드를 받았다. 새 출발을 위해 투어 내에서 스카이 킴(Sky K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받침 있는 발음이 어렵다고 해서 불리기 쉬울 거 같아 스카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스카이는 일본어 스고이(대단하다)와도 연상되는 이름이다.
김하늘은 “한국에서 7년을 활동하면서 뭔가 새로운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늦게라도 와서 기대가 크다. 신인의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하늘과의 일문일답.
▲데뷔전을 앞둔 기분은?
“‘시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기분이 다 든다. 떨리고 기대가 크다. 하지만 몇 차례 일본 투어에 초청 받아 친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에도 초청받아 나온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준비는 충분히 했나?
“일본은 30개 대회가 넘고 한국에 비해 이동 거리도 멀기 때문에 체력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매일 복근 운동을 600번씩 해서 배에 포팩 복근이 생겼다. 팔, 다리, 밸런스 운동도 열심히 했다.”
▲일본 진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한국 투어가 워낙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20대 중반에 벌써 노장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그동안 일본 퀄리파잉 스쿨을 두 차례나 신청해놓고 테스트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도 안 하면 영원히 못할 것 같아 결심했다. 1차부터 4차까지 치른 Q스쿨 과정이 너무 힘들었지만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 변화를 주는 부분이 있다면?
“퍼팅 루틴을 바꿨다. 원래 간결했는데 더 간단한 방법으로 한다. 볼 뒤에 서서 연습 스트로크하고 들어가서 쳤는데 이제는 홀을 바라보며 연습 스트로크를 하고 바로 친다. 생각이 많이 줄었고 더 잘 되는 것 같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는?
“한국에서는 상금왕까지 했지만 여기서는 무명 신인이다. 알아봐주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편하다. 내 골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성적에 연연했지만 일본에서는 내 골프에 충실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골프가 더 재미있어 질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는?
“성적이 잘 나면 좋겠지만 즐겁게 투어 생활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골프를 하는 것이 내 행복을 위한 것이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고 싶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골프를 하는 게 목표다.”
오키나와=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