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라이벌 김하늘-이보미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죠"
03.05 08:22

“너무 친해 부담스럽지만 올해는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해야겠네요.(웃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015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개막을 이틀 앞둔 4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골프장.
연습 라운드를 마친 김하늘과 이보미는 바늘과 실처럼 붙어 다니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1988년생 동갑내기인 김하늘과 이보미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동갑이란 것 말고도 통하는 게 많다. 털털한 성격에 야구를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다. 취향이 비슷한데다 골프웨어도 같은 브랜드(르꼬끄골프)의 옷을 입는다.
지난해까지 김하늘과 이보미는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만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김하늘이 일본 투어에 진출하면서 매일 볼 수 있게 됐다. 김하늘은 “보미가 투어 환경에 대해 많이 알려줘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낯선 곳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친구가 있어 너무 좋고 앞으로 재미있게 투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보미는 "외국에서 투어 생활을 하면 외로울 수 밖에 없는데 하늘이가 와서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친해도 코스 안에서는 승부를 낼 수밖에 없는 법. 사실 김하늘과 이보미는 그동안 제대로 된 정면 승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 김하늘은 2007년, 이보미는 2008년 프로로 데뷔했지만 한 명이 잘 할 때 다른 한 명은 주춤한 해를 보내 맞대결이 많지 않았다. 이보미가 2012년 일본 투어로 진출하면서 함께 경기할 기회는 아예 없어졌다. 김하늘은 “그동안은 각자의 투어에서 열심히 하면서 서로 응원해주는 관계였다. 하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이 대결을 해야 한다. 물론 나는 이제 시작이고, 보미는 이미 일본에서 8승이나 했다. 내가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라고 웃었다.
국내에서 8승을 했지만 일본에서 신인으로 돌아간 김하늘은 8년 전 신인 때를 생각하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첫 대회 목표를 예선 통과로 잡았다. 김하늘은 “한국에서 한 것은 모두 잊고 다시 출발하고 싶다. 이곳에서는 무명 신인이기 때문에 내 존재를 알리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 상금랭킹 2위까지 한 이보미도 올해 상금왕 등극을 위해 지난 겨울 초심으로 돌아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쇼트게임과 체력 훈련 등에 공을 들였다. 이보미는 “지난 해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이 상금왕 등극이었다. 더 열심히 해서 아버지 영전에 상금왕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오키나와=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