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혼다 컷탈락, 그랜드슬램 '대망'에 노란불
02.28 09:04

지난 해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한 매킬로이는 올해 큰 꿈을 꾸고 있다. 4월 초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이기도 하다. 타이거 우즈의 2000년에서 2001년에 걸친 4개 메이저 연속 우승의 타이거 슬램 비슷한 '로리 슬램' 같은 것도 노려볼 수 있다.
올 초 유러피언투어 두바이에서 우승하면서 조짐도 좋았다. 그러나 소송을 하러 재판정에 나갔다가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매킬로이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벌어진 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컷탈락했다.
1라운드 첫 티샷부터 좋지 않았다. 2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오른쪽으로 가면서 티샷을 다시 해야 했다. 더블보기였다.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매킬로이는 흔들렸다. 5번홀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뜨려 다시 더블보기를 했다. 109위까지 내려갔다가 마지막에는 점수를 줄여 3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매킬로이는 “요즘 샷 감각이 좋은데 오늘은 아니었다. 내일 좀 날씨가 좋아질 것이고 버디를 잡을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2라운드에서도 만회하지 못했다. 날씨 때문에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되는 와중에 4오버파 74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합계 7오버파다. 날씨 때문에 2라운드가 끝나지 않았지만 매킬로이의 컷탈락은 확정이다.
날씨 탓만 할수도 없다. 매킬로이와 같은 조건으로 바로 앞 조에서 친 패트릭 리드는 두 라운드 연속 67타를 쳤다. 매킬로이와 한 조로 친 브룩스 캡카는 2라운드에서 64타를 쳤다. 매킬로이와 10타 차다. 캡카는 “세계 최고 선수가 흔들리면 모든 사람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화가 난다. 컷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킬로이가 마지막으로 컷탈락한 건 지난해 여름 아이리시 오픈이었다. PGA 투어로 보면 2013년 디 오픈 챔피언십이었다. 미국 땅에서 컷당한 것은 2012년 US오픈이 마지막이었다. 미국 땅에서 거의 3년만에 컷탈락하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그는 “연습장에서 잘 치면 실제 경기에서도 잘 됐는데 이번주는 이상했다. 벌써 두 경기를 치르고 왔는데도 이번 대회가 첫경기처럼 느껴졌다. 경기를 다시 준비해 오겠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그린적중률이 50%에 불과했다. 2라운드에는 퍼트도 좋지 않았다. 퍼트수가 31개였다. 성공시킨 가장 긴 퍼트는 1.8미터였다. 매킬로이는 “잘 쳤는데 들어가지 않았다. 그린을 잘 못 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중동에서 우승한 후 북아일랜드로 돌아가 전 매니지먼트 회사와 소송을 치르고 왔다. 매킬로이는 3년전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최종라운드 선두에 올랐다가 우승을 놓쳤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