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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요정 변신 신수지 “드라이버가 딱 내 스타일”

02.12 01:51

원조 '체조요정' 신수지는 골프의 매력은 드라이버 샷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이커우=고성진 사진작가]

“드라이버를 잡으면 왠지 모르게 설레요. 퍼터로 공을 홀컵에 집어넣는 것보다 티샷을 펑펑 날릴 때 쾌감을 느껴요.”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가 골프에 푹 빠졌다. 특히 그는 드라이버를 애인처럼 좋아한다. “리본을 잡을 때와 느낌이 달라요. 드라이버를 잡았을 때 한 번 더 마음을 가다듬게 돼요. 그리고 티샷을 날리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든 페어웨이 안으로 들어가든 결과에 상관없이 날아가는 공을 지켜볼 때 제일 기분이 좋아요.”

신수지는 타고난 운동신경 덕분에 처음부터 장타를 날렸다. 그는 "제 비거리요? 야구를 한 경험이 있어서 골프에 입문했을 때 야구 스윙으로 샷을 날렸어요. 빠른 헤드 스피드 덕분에 처음에는 비거리가 210야드 가량 나왔어요. 그런데 코치님께서 ‘근력과 회전력이 타고 나 비거리에 욕심을 내지 않아도 장타를 날릴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고 바로 스윙 폭을 줄였어요. 지금은 180야드 정도 나가요”라며 웃었다.

골프를 시작한 지 8개월째에 접어든 신수지는 골프 클럽을 쥔 지 한 달 만에 성공적인 필드 데뷔전(?)을 치렀다고 한다. 그는 “머리를 올리러 갔을 때 공이 너무 잘 맞는 거 에요. 그때부터 신이 나서 공을 더 열심히 쳤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늘지 않아 실망했어요. 그래도 잘 하는 종목보다 못 하는 것을 했을 때 더 승부욕이 불타오르고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았다.

신수지는 자신을 ‘타고난 노력파’라고 소개했다. 그는 “욕심이 많아 골프 장갑에 피가 새어나왔음에도 잘 치고 싶은 마음에 계속 골프채를 휘둘렀어요. 결국 스윙 코치의 간곡한 만류에 잠시 쉬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프로 볼링 선수의 꿈을 이룬 그는 “매번 볼링장을 들릴 때 마다 30게임은 쳤던 것 같아요.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어요”라며 두 눈을 반짝였다.

자신감이 넘치던 신수지도 걱정거리가 생겼다. 12일 중국 하이난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벤제프 퀸스컵 2015' 결승을 앞두고다. 이 대회는 미스코리아 출신 녹원회와 모델 출신 아름회 연합팀과 스포츠스타, 가수, 연기자로 구성된 여자 연예인팀 간의 골프 매치다. 신수지는 “우리팀(연예인팀) 언니들이 공을 굉장히 잘 치세요. 반면 저는 비기너 수준이라 언니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그래서 며칠 사이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라며 푸념했다.

하지만 신수지는 이내 미소를 머금고 이번 퀸스컵에서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그는 “며칠 전이었어요. 우드를 잡고 세컨드 샷을 날렸어요. 그런데 생크가 나서 앞으로 날아가야 할 공이 오른쪽으로 휘면서 벙커로 들어갔어요. 재밌는 건 촬영하시던 카메라 감독님께서 공의 위치를 놓치셔서 저에게 ‘수지야 공이 어디로 갔니’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라며 깔깔 웃었다.

술을 세 잔만 마시면 그대로 곯아떨어진다는 신수지. 그는 “제가 부모님을 닮아 술을 잘 하지 못해요. 그래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체조선수 시절부터 운동에 욕심이 많았고 지금도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쉴 틈이 없어요. 그래서 2년 동안 남자친구를 만들 시간도 없었어요”라며 싱긋 웃어보였다.

비기너지만 신수지의 목표는 컸다. “항상 무언가를 도전할 때 단계별로 목표를 정해요. 올해 목표는 100타를 깨는 거에요. 앞으로 차근차근 타수를 줄여 가다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러다 이번에는 프로 골퍼에 도전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하하.”

하이커우=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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