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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마틴 루터 킹' 찰리 시포드, 92세로 별세

02.04 15:40

92세의 나이로 작고한 찰리 시포드. [골프채널 캡쳐]

흑인 골퍼 최초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던 찰리 시포드(92)가 별세했다.

미국 복수의 매체는 4일(한국시간) “골프계의 인종 차별 벽을 허문 찰리 시포드가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시포드는 ‘미국 골프계의 마틴 루터 킹’이다. 인종 차별이 심했던 미국 골프계에서 흑인 인권을 위해 싸웠다.

그 길은 쉽지 않았다. 시포드는 1954년 피닉스 오픈 초청 선수로 처음으로 PGA 무대를 밟았으나 백인들의 숱한 살해 위협을 받았다. 시포드는 “골프를 멈추기는 싫었지만, 총에 맞아 죽기도 싫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1960년 'PGA 투어에 백인만 멤버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을 바꾸면서 이듬해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PGA 투어 시드를 받았다.

1967년 그레이터하트 포드오픈에서 PGA 투어에서 우승했고, 2004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흑인 골퍼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훈장을 받았다. 자유 훈장을 수상한 선수는 아놀드 파머(2004년)와 잭 니클라우스(2005년)에 이어 그가 세 번째다.

휠체어에 기댄 채 훈장을 받은 시포드는 “어떤 메이저 우승 트로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위대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 말은 공식석상에서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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