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식스팩, 장타왕 되찾아야죠"
01.26 01:46

2013년 혜성 같이 나타난 '테리우스' 김태훈은 요즘 크로스핏(crossfit)에 빠져 있다. 전신 집중 운동인 크로스핏으로 체력 단련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잃어버렸던 식스팩과 장타왕을 되찾겠다는 굳은 각오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태훈은 340야드 파4 홀에서도 거뜬히 원온을 시도할 수 있는 폭발적인 파워를 지녔다. 아이스하키에서 골프로 전향한 그는 2013년 8년간 드라이버 입스에 종지부를 찍으며 장타왕에 오르며 주목을 끌었다. 301야드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를 기록한 그는 프로 첫 승을 거뒀던 2013년보다 2014년이 더 기대되는 스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훈은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장타왕 타이틀도 허인회에게 빼앗겼다.
지난해 저조한 성적으로 다시 이를 꽉 깨문 그는 고강도 체력 훈련을 위해 크로스핏을 선택했다. 전지훈련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체력을 다지고 있는 그는 J골프와 인터뷰에서 “골프 피트니스 등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웬만큼 다 해봤다. 골프 피트니스라고 해서 특별히 좋은 건 아니었다”며 “전체적으로 운동이 많이 되고 근력 강화에도 좋은 게 결국 골프에도 최상의 운동인 것 같더라. 그런 면에서 전체적인 근력을 키워주고 밸런스를 잡아주는 크로스핏이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체력 훈련을 빠지지 않고 하는 유형인 김태훈은 식스팩이 잡힐 정도로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해 투어를 뛰면서 조금 소홀했고, 시즌 후 휴식을 취하면서 식스팩이 사라졌다. 그는 “크로스핏을 하루 1시간 하지만 강도가 세서 운동량이 정말 많다. 식스팩도 곧 다시 찾을 것 같다”고 미소를 드러냈다. 요즘 국내에서 유행하는 크로스핏은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섞어 최단 시간에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고안된 운동이다.
김태훈은 지난해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가 288야드로 떨어져 이 부문 4위에 그쳤다. 초반에 드라이버가 워낙 많이 흔들리면서 까먹은 게 결국 끝까지 발목을 잡는 꼴이 됐다. 하지만 거리가 줄었다는 지적에는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사실 클럽을 바꾸면서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거리는 비슷하게 나갔다. 그러나 거리를 측정하는 홀 등 방법이 적합하지 않아 다른 장타자들도 거리 면에서 손해를 본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태훈이 인정하는 장타자는 군입대로 올해부터 볼 수 없는 김민수(볼빅). 그는 “사실 드라이브 샷 측정 방법이 제대로 라면 김민수의 파워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저보다도 20야드는 더 보낸다”고 고백했다.
경쟁자인 김민수와 허인회가 모두 입대했기 때문에 김태훈은 장타왕 탈환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김)대현이가 최근 올라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자신이 있다. 장타왕 타이틀을 가져오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거리를 더 내기 위해 근력 강화 운동뿐 스윙 교정도 하고 있다. 백스윙 탑에서 풀려서 내려오는 동작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 부분을 교정하면 더 정확하게 맞힐 수 있을 것이고 정타가 되면 거리도 더 많이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은 지난해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준우승 2번을 포함해 톱10에 3차례 들었다. 워낙 기대치가 높고 우승이 없어서 그렇지 나쁜 성적표는 아니었다. 김태훈은 지난해 점수를 70~75점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본인에게 가장 화가 많이 났던 해였다. 그는 “주위에서 기대치가 높아서 인지 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에게도 ‘이것 밖에 못하나’라고 자책하면서 화를 많이 냈다. 부담감을 털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화려한 재기를 위해 그는 아시안투어 퀄리파잉스쿨도 포기하며 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에 올인을 선언했다. 그는 “3승 정도는 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며 목표도 높게 잡았다. 김태훈의 화끈한 파워가 ‘겨울잠’에서 점점 깨어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