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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2,3위 컷 탈락, 이변의 US오픈

06.17 07:25

2라운드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제이슨 데이. 이번 대회 우승 후보였지만 컷 탈락 수모를 겪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US오픈에 재앙이 일어났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오픈 2라운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비롯해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3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각각 4오버파, 5오버파, 10오버파로 컷 탈락하자 주요 골프 매체들은 '재앙'으로 그들의 컷 탈락을 묘사했다. 현지 언론들은 "세계 톱 랭커들이 약속이나 한듯 동반 부진한 것이 이번 US오픈의 최대 이슈"라고 보도했다.

존슨은 지난해 US오픈 우승자다. 올 시즌에도 시즌 3승을 거두면서 세계랭킹 1위로 승승장구했다. 존슨은 대회 개막 직전 월요일 약혼녀 폴리나 그레츠키가 제왕절개로 둘째 아들을 낳으면서 화요일에 대회장에 왔다. 존슨은 "아들 둘이 생기니 더 책임감이 생긴다. 아들들을 위해 우승하러 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존슨은 1라운드에서 3오버파로 부진했다. 티샷의 페어웨이 적중율 64%(9/14)에 그치면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티샷 불안은 아이언, 퍼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존슨은 2라운드에서 1,2번 홀 연속 버디로 전날의 부진을 만회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중반 이후 다시 흔들렸다. 9번 홀에서 첫 보기가 나온 뒤 14번 홀까지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1타를 더 잃었다.

우승이 아닌 컷 통과가 시급해진 존슨은 17번 홀(파4)에서 다시 보기가 나오면서 실오라기 같은 희망마저 사라졌다. 최종 합계 4오버파. 컷 통과 기준에 3타나 모자란 성적이었다.

존슨은 "연습은 충분히 했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게 골프다. 2라운드에서는 편안하게 티샷을 했지만 경기가 잘 안풀렸고 실망스러웠다.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디오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존슨은 1993년 US오픈 이후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해 컷 탈락한 아홉 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2011년 US오픈 우승자인 매킬로이도 우승 후보같지 않은 경기 끝에 컷 탈락했다. 매킬로이는 US오픈에서 한 번의 우승을 포함해 세 차례 톱 10에 들었다. 그러나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컷 탈락을 당했다.

매킬로이의 US오픈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늑골 부상으로 올 시즌 7개 대회 출전에 그친 그는 US오픈을 앞두고 몸 상태가 정상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그의 플레이는 아직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페어웨이 적중율 35%(5/14)에 그치면서 출전 선수 156명 중 꼴찌인 공동 155위를 했다.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율도 50%(9/18)에 그쳐 최하위권이었다. 퍼트(32개)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벼랑 끝에 선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마친 뒤 "2라운드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치겠다"고 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1언더파로 1라운드에 비해 7타를 줄였지만 컷 통과 기준에는 한참 못 미쳤다.

매킬로이는 경기 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1라운드에서 너무 타수 차가 벌어졌기 때문에 극복하기가 어려웠다"고 한 뒤 믹스트존 인터뷰도 하지 않고 골프장을 떠났다.

이틀 빨리 대회장을 떠난 매킬로이는 다음 주부터 다시 본격적인 투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뒤 아이리시,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하고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까지 스케줄이 이어진다. 10주 중 8주 동안 스케줄이 예정돼 있다. 매킬로이는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다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떨어진 실전감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세계랭킹 3위 데이는 두 자릿수 오버파를 치는 수모를 겪었다. 데이는 4대 메이저 중 US오픈에 가장 강했다. 2015년 우승한 PGA 챔피언십에서 네 차례 톱 10에 올랐지만 US오픈에서는 5번 톱 10에 들었다. 두 차례의 준우승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톱 10을 기록했다.

데이는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일주일 전 에린힐스에 도착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그 어떤 메이저 대회 때보다 완벽한 준비를 끝냈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2012년 PGA 챔피언십 이후 5년 만에 메이저 컷 탈락이었다. 데이가 2라운드 동안 기록한 10오버파는 메이저 2라운드 최악의 스코어였다. 데이는 "정말 안 좋은 골프를 했다. 1라운드 때 2개의 트리플 보기가 내 발목을 잡았다"고 아쉬워했다.

에린=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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