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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컷 탈락 딛고 살아난 3위 이형준 "최고 무기는 퍼터"

06.11 15:05

이형준은 올해 예비신부인 홍수빈씨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사진 KPGA]

SK텔레콤 오픈부터 카이도시리즈 드림오픈, 한국오픈까지 3연속 컷 탈락.

‘최저타수의 사나이’ 이형준의 최근 3경기 성적표다. 극심한 부진에 대한 원인 찾기에 나섰던 이형준은 지난 5일 ‘처방전’을 받았다. 타이틀리스트의 퍼팅 점검 스튜디오를 찾았던 이형준은 얼라인먼트와 에이밍에 대한 교정을 받았다. 이형준은 “기존의 퍼팅을 점검해보니 왼쪽으로 한 뼘 이상이나 정렬이 맞지 않더라. 그래서 너무 충격을 먹었다”며 “퍼팅 연습을 그동안 많이 하지 않았는데 어디서부터 틀어졌던 것 같다. 원인을 찾은 뒤 30분 정도 퍼팅 교정을 받았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통산 3승을 수확하고 있는 이형준은 퍼팅 교정 후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사실 종전까지 3~4m 퍼트가 두려웠다. 3번 중 1번은 넣어야 하는 거리인데 잘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 맞았을 때 성공하는 경우가 생겨 자신이 없어졌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에서 열리고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는 ‘퍼터’가 최고의 무기가 되고 있다.

2015년 대회 ‘매치플레이 킹’ 이형준은 살아난 퍼트감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그는 64강과 32강전에서 승리하며 16강에 합류했다. 16강 조별리그 1차전까지 3연승을 기록했던 이형준은 ‘끝판왕’ 박상현을 만났다. 16강 2차전에서 매치플레이 9연승을 질주했던 박상현을 3홀 차로 압도한 이형준은 결승 진출 가능성을 밝혔다. 이형준은 5m 이상의 중거리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며 박상현의 기를 눌렀다.

11일 16강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형준은 기세가 다소 꺾였다. 이형준은 변진재에게 2홀 남기고 3홀 차로 패해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조별리그 2승1패가 된 이형준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A조 1위로 3-4위 결정전에 진출했다. 전가람을 3홀 차로 제압하고 3위를 차지한 이형준은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카이도시리즈 전남오픈 5위가 올해 최고 성적이었다.

이형준은 자신이 좋아하는 경기 방식인 매치플레이에서 살아났다. 올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1개로 썩 좋지 않았고, 평균 버디 수도 3.19개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최고 시즌을 보냈던 2016년에는 평균 버디 수 3.91개,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6개로 수준급이었다. 평균 타수도 2016년 70.47타에서 71.81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26언더파 262타로 KPGA투어 최다언더파와 72홀 최저타수 기록을 세웠던 이형준이었다. 이형준은 “상대가 누구이든 저보다 2수 정도 밑이라고 최면을 걸고 경기에 임한다”며 매치플레이에 강했던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했다.

예비신부 홍수빈씨도 이형준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결혼을 약속한 홍씨는 이형준의 캐디백을 짊어지고 있다. 둘은 2년 전 골프장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이형준은 “대회 때문에 같이 지낼 시간이 없어서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올해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코스에 ‘완전 내편’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라고 털어놓았다.

남해=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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