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오픈 출전 김태훈 "유럽 직행 티켓 욕심 나죠"
04.26 15:04

‘테리우스’ 김태훈(신한금융그룹)이 유럽 무대 출사표를 던졌다.
김태훈은 27일 중국 베이징의 톱윈 골프&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볼보 차이나 오픈에 출전한다. 중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다. 지난해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 통과에 성공했던 선수가 바로 김태훈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개막전을 치른 김태훈은 지난 24일 중국으로 떠났다. 그는 “지난해 공동 28위를 했는데 일단 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1차 목표”라고 밝혔다.
김태훈은 볼보 차이나 오픈이 열리는 코스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해 대회 2라운드 13번 홀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기록한 것. 그는 “홀인원 부상이 없어서 아쉬움은 있었는데 유럽 무대를 뛰어 보니 상당히 재미있었다. 코스 궁합도 잘 맞기 때문에 올해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직행 티켓 욕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는 “당연히 유럽 무대에서 뛰고 싶다. 하지만 유러피언투어는 생각했던 것보다 선수층이 더 두텁다. 한 타가 떨어지면 순위가 10~20위 떨어진다”며 “하지만 공만 제대로 맞아준다면 우승을 못할 것도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7월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도 욕심 나는 대회다. 그래서 올해 한국 오픈을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올해부터 한국 오픈에 디 오픈 출전권이 결려 있다. 누구보다 대회가 열리는 우정힐스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성적은 좋지 않다. 이번에는 연습 라운드를 안 하고 대회를 준비하겠다. 한국 오픈에 걸려 있는 2장의 티켓을 얻어 꼭 디 오픈을 경험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타자 김태훈은 올 시즌 후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3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김태훈은 우승트로피와 함께 프러포즈를 하고 싶어 한다. KPGA투어 통산 2승을 기록한 김태훈은 올 시즌 목표를 다승으로 잡았다. 그는 “한 해 2승 이상을 거둔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는 다른 타이틀보다 다승을 꼭 하고 싶다. 대회 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우승 기회도 그만큼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태훈은 비시즌 동안 스윙을 교정했다. 아직 제 스윙이 되진 않았지만 차츰 적응해나가고 있는 단계다. 그는 “가장 큰 변화는 오른손을 더 쓰는 스윙으로 바뀐 것이다. 예전에는 거의 오른손을 안 쓰다시피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른손잡이인데 오른손을 쓰지 않는 게 말이 안 되더라. 그래서 잘 쓰는 손이 리드하는 스윙으로 교정했다”며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정타로 맞으면 확실히 지난해보다 거리가 더 멀리 나간다. 대회를 치르면서 내 스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회 수 증가도 반갑다. 김태훈은 지난해 전반기 후 2개월간 쉬는 동안 무리한 체력 훈련을 하다 팔 부상을 입어 고전했다. 올해는 대회가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됐다. 그는 “지난해는 거의 ‘반 백수’였다. 돈 버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았다. 대회가 많아진 만큼 팬도 즐겁고 선수들도 경기 감을 유지할 수 있어 여러모로 기대되는 시즌”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