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서 핀 희망, 아프간 골프팀
01.01 16:07

아프가니스탄 골프팀이 전쟁 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언론사인 톨로뉴스(Tolonews)는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열리는 한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는 자국 국가대표 골프팀 선수들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국가대표 골프팀은 9명의 남자 선수와 4명의 여자 선수로 구성됐다. 이들은 4일부터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개막하는 제 32회 방글라데시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과 알카에다 본거지로 지목되면서 총성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역사적으로 오아시스의 십자 교차지로써 동서남북 문명의 요충지였으나 오랜 전쟁으로 국토는 폐허가 됐다.
아프가니스탄에는 제대로 된 골프장이 없다. 수도인 카불에 9홀 짜리 코스가 있지만 풀이 거의 없는 맨 땅 그대로다. 검은 모래로 덮힌 코스에는 워터 해저드도 나무도 없다.
골프 인구도 몇 안 된다. 골프협회가 생긴 것은 10년 전.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두 명의 선수를 출전시켰으나 이틀 동안 각각 90오버파와 62오버파를 치면서 세계 수준과 높은 격차를 드러냈다.
그러나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선수들은 잡초처럼 자라나고 있다. 여자 대표로 대회에 출전하는 라일라 사자디는 "제대로 된 골프장도 하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정말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에 골프가 소개된 것은 50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랜 전쟁으로 인해 대중화는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이다. 일반인이 골프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불과 13년 전이다. 아프가니스탄 골프협회 마봅 샤 카지자라 회장은 "국제골프연맹(IGF)의 지원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 아직까지 실력은 보잘 것 없지만 선수들은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나라를 대표해 메달을 따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골프 변방 10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열린다. 아프가니스탄은 2012년 대회에서 유일하게 은메달을 따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