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댓글에 울어버린 SNS 핫 스타 스피러넥
12.06 10:05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오메가 레이디스 마스터스 개막을 사흘 앞둔 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리트골프장.
SNS 스타 페이지 스피러넥(미국)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이버 폭력에 대한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스피러넥은 인스타그램에만 86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골프계의 핫 스타다. 트위터 등을 합산하면 100만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 해 프로로 전향한 스피러넥은 지난 해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대회 전 헬리곱터와 요트를 타고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등 골프 외적인 면이 부각되면서 '실력이 아닌 외모로 출전권을 받았다'는 눈초리를 받았다. 이틀 동안 77-79타를 치면서 출전 선수 107명 중 최하위권인 101위로 컷 탈락을 당하자 악성댓글이 빗발쳤다.
스피러넥은 "사람들의 댓글은 정말 잔인했다. 나를 '골프계의 망신'이라고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부모님, 가족, 친구들까지 댓글 공격을 당했다"며 "지난 해 대회를 마친 뒤 3주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골프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다시 대회에 나왔지만 스피러넥은 여전히 악성댓글과 싸움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스피러넥은 "사람들은 내가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즐겨 입는다는 이유로 '골프 선수같지 않다'고 말한다. 나는 나쁜 사람이고 난잡한 사람이라고 단정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악성 댓글은 재미로 할 일이 아니다. 굉장히 심각한 일이지만 논의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스피러넥은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3부 투어 격인 켁터스 투어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정규 투어 카드는 얻지 못해 이번 대회에도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했다. 스피러넥은 "내 이야기를 공유해서 사이버 폭력에 대한 문제가 인식될 수 있길 바란다. 그것은 내가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